[인간의 품성] 저자 크리스찬 B. 밀러 / 역자 김태훈 / 출판사 글로벌콘텐츠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미덕과 악덕이 혼재하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도를 터득한 도인도, 도덕적으로 타락한 존재도 아니다. 심각한 품성 결함을 운운해야 하는 단계가 아니라면 세상에서 인정하는 착한 인간상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 애쓸 필요도 없다. 때론 타인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 도와 달라고 해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방관자가 될 수 있으며, 교묘히 빠져 나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거짓말이나 부정행위에 치를 떠는 의인을 자처하기도 한다. 

저자 크리스찬 밀러의 신간 ‘인간의 품성’에서는 근본적인 인간이 품고 있는 품성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이러한 차이를 이끄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사회적 환경 속에서 찾아보고 단서를 이끌어 나간다. 저자는 흥미를 이끄는 다양한 심리 실험과 철학적인 깊은 통찰을 활용해 인간이 마땅히 되어야 하는 이상적 처지와 현실에서 존재하는 괴리를 논한다. 현재의 과학적 이해를 통해 인간 품성을 보여주고 인간이 스스로 되고자 하는 모습과 일치하는 품성에 도달하기 위해 어떠한 이해관계가 성립되는지를 연구했다.

책의 흐름은 1부에서 품성에 대한 정의를 통해 선한 품성을 계발하려는 움직임이 왜 중요한지를 짚어 준다. 2부에서는 현재 우리의 품성이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주는지 알아보고 3부에서는 품성 계발을 위한 전략들을 제시한다. 

특히 저자는 품성은 우성형질을 따르는 유전이나 타고난 유머 감각, 지능이나 경제적인 부, 대중적 인기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한다. 양심상 인간의 본성은 벌어진 일을 추스리는 자신의 독특한 특성 혹은 무관한 특질로 구분될 수 있지만 초점은 도덕적 범주 안에서 정의내려 질 수 있는 특성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악덕을 버리고 미덕을 지키는 ‘품성’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덕이 있는 삶은 감동과 영감을 주기 때문이며 모범적인 사람들의 삶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선한 품성은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며 그 품성 영역 안에서 보상이라는 개념으로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책을 통해 인간의 모순적 양면성에 대해 “인간은 명백한 모순의 양상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긴장 상태를 안고 있다. 인간은 선한 행동을 할 수 있고 칭찬할 만한 동기를 지닐 수 있는 강력한 역량을 갖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선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의문스러운 동기를 지닐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우리의 품성에 관한 이런 두 가지 측면이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둘 다 강력하다. 우리는 그런 측면을 경시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책에서 인간은 대부분 유덕하지도 그렇다고 악하지도 않는 복합적인 품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단지 유덕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는지에 여부를 따져 미덕을 갖추고자 하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자아와 도덕적 인간의 괴리를 극복하는 방법은 기적처럼  단시간에 이루어 지는 방법은 아니더라도 매우 느린 속도로 도덕적 품성으로 굳혀간다고 전한다. 일부러 무언가를 하려는 의도적인 접근보다 미덕을 햠양하는 데 걸리는 절대적인 시간을 인지하고 반복과 연습의 상관관계를 미덕이라는 꼬리표에 붙여 정직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덕의 방향은 주위를 환기시키고 품성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공정한 시각에서 접근해 보는 것도 전략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유망한 전략은 도덕적 역할 모델을 주시하고 우리의 상황을 선택해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저자는 웨이크 포레스크 대학의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존 템플턴 재단과 템플턴 세계 자선 재단 후원으로 품성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도덕적 품성: 하나의 경험적 이론’과 ‘품성과 도덕 심리학’ 등이 있다. 

이 책을 접한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H. 브라운 심리학 석좌 교수 안젤라 덕워스는 “품성의 주제는 영원하고도 시의적절하다. 유난히 명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크리스찬 밀러는 품성의 도덕적 측면에 대한 강조와 더불어 그의 개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권고들을 제시하며 관심 있는 독자들을 현대 품성학으로 안내하고 있다” 라는 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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