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화력발전 사채 발행 주관 중단이 진정성 보이는 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와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주민들은 16일 여의도 NH투자증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양호연 기자]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와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주민들은 16일 여의도 NH투자증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양호연 기자]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양호연 기자]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양호연 기자]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주)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16일 열렸다. 이날 25개 환경, 시민, 청소년 단체들로 구성된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와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주민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 이슈는 앞서 지난 3월 예정된 바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연이은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 선언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최근 (주)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할 것이라는 내용이 산업계 안팎에 돌면서 이에 대한 집단 규탄 행위에 나선 것이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기리니'가 폭탄을 안고 있는 모습 [사진= 양호연 기자]
기자회견 현장에서 '기리니'가 폭탄을 안고 있는 모습 [사진= 양호연 기자]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호기당 1050MW 규모로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되고 있는 석탄발전소다.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들은 (주)삼척블루파워가 총 4.9조 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약 1조 원이 조달되지 않았음에도 본 공사에 착수한 후 회사채 발행을 통해 건설비를 조달 중인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총 3회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여전히 8000억 원 수준의 공사비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표에 나선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삼척블루파워 사채 발행 소식을 접한 후 삼척에서 서울로 오게 됐다”며 “여전히 맹방은 해안 침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포스코는 지역건설업체 동원해 반대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척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앞으로 지역 주민 삶에 훨씬 더 큰 아픔만을 남길 것”이라며 “포스코는 주민을 위협하는 일을 멈추고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양호연 기자]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이 발표에 나서고 있다. [사진= 양호연 기자]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앞서 일요서울에 “NH투자증권의 회사채 주관을 비판하고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불과 4개월 전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NH투자증권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과 채권 투자 중단을 약속한 바 있다”며 “하지만 4개월 만에 이 같은 결정에 역행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질적인 탈석탄으로 나아가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선택"이라며 "NH투자증권이 진정성을 보여주는 길은 좌초자산인 삼척화력발전 사채 발행 주관을 중단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은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주민들의 참여·발표와 함께 기후위기시대의 폭탄 돌리기, ‘기리니’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보행자들의 시선을 집중케 했다. 

한편 이들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대로 완공될 경우 30년 동안 3억900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로 30년간 최대 1081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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