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권고에 따라 접종하지 않은 가능성 높은데 ‘접종자로 분류’

국군의무사령부 산하 국군대구병원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 시의 착오로 식염수를 접종한 일이 발생했다. 이후 21명의 비접종 의심자 가운데 10명은 추가 접종했으나 추가 접종하지 않은 11명 까지도 전원 접종자로 분류한다는 방침이 있어 일요서울이 취재에 나섰다. 사진은 코로나19 백신 수송 지원에 나선 국군. [이창환 기자]
국군의무사령부 산하 국군대구병원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 시의 착오로 식염수를 접종한 일이 발생했다. 이후 21명의 비접종 의심자 가운데 10명은 추가 접종했으나 추가 접종하지 않은 11명 까지도 전원 접종자로 분류한다는 방침이 있어 일요서울이 취재에 나섰다. 사진은 코로나19 백신 수송 지원에 나선 국군.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최근 국군 의무사령부 산하 국군대구병원에서 일부 장병들에게 코로나19 백신과 식염수가 든 주사를 착각해 접종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10명이 추가 접종하는 일이 발생했으나, 나머지 11명의 장병들에 대한 국방부와 의무사령부 간의 후속 조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요서울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이들은 접종자로 분류될까. 아니면 비접종자로 분류될까. 일요서울이 취재한 결과, 국방부와 의무사령부는 이들 장병들에 대해 각각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었다. 

지난 15일 국군의무사령부는 국군대구병원에서 진행된 군장병들의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단체 접종 과정에서 지난 10일 6명이 소량의 원액 및 식염수가 든 포함된 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돼 인원 분류 및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4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에는 ‘국군대구병원에서 단체 접종을 실시했지만 일부 인원이 식염수만 들어간 주사를 맞았다. 이에 재접종 통보가 있었다’는 글이 게재된데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문제는 6명의 식염수 접종 장병이 정확하게 누구인지 분간해 낼 수 없었다는 데 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대구병원을 통해 동시간대 접종 인원을 21명으로 추려 해당 장병들에게 재접종 의사를 물었고, 이 가운데 희망자 10명에 한해 추가 접종 조치를 취했다.  

추가 접종 10명, 나머지 11명은 접종자인가 아닌가

이에 일요서울은 국군의무사령부와 국방부, 관계부처 등을 통해 나머지 추가 접종을 받지 않은 11명 인원들에 대한 조치를 확인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로 분류될까, 비접종자로 분류될까.

정부는 내달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한 인원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전자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고 일상회복 지원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힌바 있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2차까지 완료해야 발급되고, 얀센백신 등 1차 접종으로 예방접종이 완료되는 경우는 곧바로 백신접종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6월 현재 기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차 접종자는 현재 8인까지 가능한 직계가족 모임인원 기준에서 제외되며, 7월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등 방역 조건이 완화된다. 

국방부는 일요서울에 “우리(국군)가 마음대로 희망자에 대해서 추가 접종을 진행한 것이 아니고, 보건 당국의 지시를 받아서 희망자를 추려 추가 접종을 진행했다”며 “당연히 이들 10명은 1차 접종자로 분류돼 향후 2차 접종을 받게 되면 접종증명서가 발급된다”고 말했다. 

나머지 11명의 분류에 대한 질의에는 “추가 접종을 받지 않은 11명은 비접종자로 분류 후 1차를 다시 맞든가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접종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들은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므로 향후에 희망 시 백신 접종(1차)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의무사령부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어떻게 조치를 내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군이 임의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보건당국 권고와 지침에 따라 진행했다”며 “이런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하지 않았을 가능성 있어도 ‘접종자로 분류’  

국군의무사령부는 다른 답변을 했다. 추가 접종 인원 10명과 추가 접종을 받지 않은 나머지 11명을 포함한 전원이 1회 접종을 한 것으로 분류하고 21일 이후 정상적으로 2차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무사령부 측은 취재진에게 “해당자 21명 전원을 1차 접종자로 등록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질병관리청 등의 지침에 따라서 1차 접종자로 간주되고 향후 2차 접종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차 접종 전까지 남아있는 기간 중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발생 가능성은 없을까. 21명 가운데 10명이 추가 접종을 했더라도 식염수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된 6명이 추가 접종자에 포함됐을지 추가 접종을 원하지 않았던 11명에 포함됐는지 알 수가 없다.

즉 이들 21명 가운데 1회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인원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들을 전원 1차 접종자로 분류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향후 이들이 최종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많게는 6명이 고스란히 1회 만으로 접종을 마무리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에 대해 의무사령부는 “화이자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82~90% 이상 예방 효과가 있다”며 “(추가 접종자 등에 대해) 임의로 분류를 진행한 것은 아니고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예방 등 각종 지침과 답변을 구해 1차 접종자로 분류하도록 결정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연일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500명을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장병이 있다하더라도, 1차 접종자로 분류된 이상 가족모임에 8인 제한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고, 7월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상태로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활동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국회에 출석해 “면역이 생기지 않은 사람에게 2번 접종하는 것으로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체계로 막을 방법을 반영해 개선하겠다”며 “아직 군부대 조사결과를 듣지 못했다. 일반의료기관은 접종 후 바로 전산등록을 하는데, (군부대는) 아마 기록을 나중에 올리다 보니 관리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한 합동 모의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질병관리청]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한 합동 모의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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