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소비 중심 세대 공략...특화 상품 개발부터 시스템 개선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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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MZ세대 공략을 위해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주식과 코인이 그나마 가장 공정하다’고 답변한 지표만 보더라도 소비 성향은 물론 이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시중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증권가 곳곳에서는 이런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특화 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계도 이들이 미래 소비 주체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한 시중 은행 관계자도 “현장에서 고객들과 접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고객들이 시장의 중심이 되기까지 머지않다는 것을 체감하곤 한다”고 말했다.


- “적극적으로 소통해 미래고객 유치하고 고객 저변 확대”
-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내 특별위원회로 청년분과 설치



최근 금융권에 불어든 MZ세대 바람이 심상찮다. 1980년대생인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를 합친 MZ세대 만큼이나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언급한 ‘자본주의 키즈’도 이 같은 시장 흐름의 연장선인 듯 보인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올해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꼽으며, 이 중 ‘W’ 부분에서 자본주의 키즈에 대해 언급했다. 어릴 때부터 광고‧시장‧금융등 자본주의적 요소에 친숙하고 자본주의 생리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성장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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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터득하고...
투자 비중 높은 ‘MZ세대’


서울대 분석센터에 따르면 자본주의 키즈는 ‘내 돈은내가 지킨다’는 자세로 기초 공부부터 시작하는 ‘부지러너’다. 유튜브 영상을 비롯해 미디어와 소모임 등을 통해 경제 지식을 익히며 인문학적 배경 지식 쌓기에 혈안을 올리는 사례가 사회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주식 거래에 필요한 HTS(Home trading system) 사용법을 터득하고 주식거래 차트분석이나 기업의 재무재표 분석 방법을 터득해 실제 투자에 나선 사례도 심심찮다. 동시에 재테크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액투자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저마다의 ‘꿀팁’과 각종 금융 상품정보에 대해 공유하는 이들이 상당한 수준이다.

MZ세대 안팎에서는 ‘금융생활의 시작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여기는 듯하다. 이를 증명하듯 MZ세대의 가상화폐 계좌수와 주식 거래수는 여느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MZ세대가 보유한 가상화폐 계좌는 233만6000개로 전체 가상화폐 계좌의 45.7%를 차지했다. 또한 MZ세대 2200만명 가운데 10.4%가 가상화폐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 투자를 하는 MZ세대는 총 315만7000명으로 집계돼 해당 세대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화 상품 출시, 산업계 맞손
기존 운영 시스템 개선 활발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오롯이 이들을 위한 상품 개발‧출시에 혈안을 올리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권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출시에 나서는 것 뿐 만아니라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산업계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해 눈길을 끈다. 일례로 올해 초 우리은행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는데, 당시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의 젊고 역동적인 부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미래고객을 유치하고 고객 저변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관계사들의 노력은 주식시장에서도 한층 돋보인다. 증권사들 또한 해당 세대만을 위한 특정 상품을 출시하기도 하고, 기존 운영해온 시스템을 이들의 성향에 맞게 개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 시장점유율 선두를 차지하는 키움증권은 올해 하반기 차세대 MTS를 선보일 계획을 밝혔으며, 앞서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도 기존 MTS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한층 간편하고 직관적으로 개선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투자 활동에 나설 수 있는 만큼 MZ세대가 MTS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 듯하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발전심의회 내 특별위원회로 청년분과(퓨처스)를 설치한 바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근 MZ세대가 주식 투자와 주택 구매, 벤처 창업 등 각종 경제 현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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