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
샤로수길
ㄷ
샤로수길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서울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명소, 그리고 장인(匠人)들이 있다. 일요서울은 드넓은 도심 이면에 숨겨진 곳곳의 공간들과 오랜 세월 역사를 간직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오래된 시간의 흔적과 젊은 감각이 한데 섞여 독특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관악구 ‘샤로수길’과 ‘행운동 벽화마을’이다.  

‘샤로수길’은 서울대학교 정문에 있는 로고 조형물의 모양인 ‘ㅅF’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을 합성한 용어다.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나 낙성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샤로수길 게이트의 팻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은 관악구청삼거리(서울 관악)에서 인헌 초등학교(서울 관악)까지 600m가량의 골목을 중심으로 이어진 상권으로 인근 재래시장 안에 위치해 있다.

최근 몇 년 새 서울대입구역 인근 낙후된 골목 곳곳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며 샤로수길은 가로수길 못지않은 젊은 층의 ‘성지’가 됐다. 재래시장 안쪽으로 샤로수길을 따라 걷다 보니 소규모 밥집과 펍, 레스토랑 등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방앗간 맞은편으로는 세련된 감각의 미국식 펍이 있고 맞춤 양복점 옆 건물에는 프렌치 레스토랑이 보이기도 했다. 태국 음식점 바로 옆에는 배추와 무를 파는 채소 가게가 있고 일본 가정식을 파는 심야 식당 인근에는 붉은 조명의 정육점도 보였다. 이처럼 외국 현지 느낌의 식당들과 한국 식당들이 조화롭게 이뤄져 있었다. 

샤로수길은 다양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재래시장을 끼고 양쪽 옆으로는 주택가가 죽 이어져 있어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에게는 일상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이날도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주부와 저녁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이 함께 샤로수길을 걷는 모습이 보였다. 

행운동 벽화마을
행운동 벽화마을
행운동 벽화마을
행운동 벽화마을

샤로수길 건너편에는 ‘행운동 벽화골목’이 있다. 행운동은 서울 관악구의 옛 주택이 있는 골목들이 우범지대로 내몰리자 이곳 주민들이 다 같이 마음을 모아 봉천6동을 ‘행운동’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지역 예술인의 재능 기부로 구석구석 벽화가 그려지면서 행운동 벽화마을도 샤로수길과 함께 점차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행운동 주민센터 뒷골목에서부터 관악중학교까지 이어지는 벽화골목길은 직선거리로 700미터 정도 된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길이라 해서 ‘고백길’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벽화에는 애니메이션 주인공뿐 아니라 메신저의 이모티콘, 응원하는 글귀 등까지 다양한 캐릭터와 문구가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을 반겼다. 

관악중학교 담장에 그려진 벽화
관악중학교 담장에 그려진 벽화

종착지인 관악중학교까지 이어진 벽화에는 아이들이 뛰노는 풍경 등이 그려져 있었다. 현재는 골목 곳곳이 재건축과 공사를 하는 탓에 벽화마을을 온전히 관람하기 어려워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서울 도심 골목 탐방의 명소로 손색없는 장소일 듯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