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급개편 휴가축소 두고 갈등...정몽윤 회장 '그림자 투쟁' 예고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지난해 6월부터 노사간 마찰을 빚고 있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 현대해상). 취재진이 24일 본사를 찾았을때도 여전히 마찰을 빚고 있었다. 현대해상 본관 1층에는 노조의 주장을 담은 글들이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성과는 직원들이! 열매는 임원진만? 초일류 기업 쌈소리 마라 ▲회사가 어렵다면서 자문역이 꼭 필요한가, 비용절감은 임원축소, 자문역폐지부터 ▲오너는 배당금 잔치 경영진은 복지부동, 직원들은 복지 후퇴 등의 글귀가 이목을 끌었다.

현대해상 본사 옆 천막에서는 투쟁 의지를 담은 음악과 천막 농성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날 천막 농성 중인 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오늘은 피켓시위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오늘 집회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간 소식을 오픈채팅방에 공유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 중이라고 알렸다.

현대해상노동조합 오픈 채팅방 '한주간 천막투쟁 소식'에는 노조의 피켓팅 소식과 조합원들의 뜻을 담은 글이 공유되고 있다.

이 글에서 이들은 "회사가 두 가지 요구안(휴가축소, 직급체계 및 호칭변경)을 철회하고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라는 주장을 묵살하고 있으며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금을 챙겨주면서 정작 회사 성장에 대한 노동 가치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 연대투쟁까지...언제쯤 잠잠해지나?

현대해상과 사무금융노조 현대해상보험지부(위원장 강재남)의 임금 단체교섭 마찰은 지난해 6월 부터 시작됐다.

사측은 '사원-대리-과장-차장-수석' 자동 승진 체계를 폐지하고 과장과 차장을 '책임'으로 묶어 수석 승진 경쟁을 유도하는 '직급 간소화'를 추진중이다.

하지만 노조는 직급 간소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현 체계에서는 수석 중 일부가 부장 보직을 달기 위해 경쟁을 했다면 앞으로는 과ㆍ차장이 수석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재남 지부장은 지난달 20일 임단협소식을 통해 "보다 강력하고 치열한 투쟁의 깃발만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2020년 3000억 원의 당기순이익, 2021년 1분기 12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있게 한 조합원들에 대한 보답이 정년 이런 것이라면 이제는 실질적인 사람을 찾아가 임단협을 논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실절적인 사람으로 정몽윤 회장을 주목한다. 노조 측도 다음달부터는 정몽윤 회장의 자택 주변에서 선전전은 물론 일정까지 따라붙는 '그림자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또 상급단체인 사무금융노조와의 연대를 통해 투쟁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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