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을 제외한 오프라인 점포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황으로, 온라인 서비스도 이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사진=양호연 기자]
가맹점을 제외한 오프라인 점포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황으로, 온라인 서비스도 이용이 불가하다. [사진=양호연 기자]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출판계에 불어든 침울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해 온 서울문고가 최근 부도를 낸 것과 함께,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과 관련한 소식이 알려지며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요서울은 29일 운영이 중단된 반디앤루니스 오프라인 매장을 찾았다. 본지 취재 결과 서울문고의 채권단은 지난 3일간 신세계강남점의 도서 반품 진행을 마친 것으로 확인 됐으며, 남은 건대점과 목동점, 여의도점의 보유 재고에 대한 반품을 진행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디앤루니스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반디앤루니스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문고가 운영하는 반디앤루니스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회사의 사정으로 인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 일부 영업점의 운영이 임시 중단되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PC와 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이미 해당 소식이 알려진 이달 16일부터 온라인 사이트의 상품 출고는 진행 불가한 상황이 됐다. 서울문고 측은 온라인 이용 소비자들을 향해 “고객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 온·오프라인 모두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양호연 기자]
반디앤루니스 점포는 불이 꺼진 채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매장 앞에는 롯데백화점 내 브랜드의 행사 매대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었다. [사진=양호연 기자]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이 중단되기는 마찬가지다. 가맹점인 문래동점과 미사역점, 당진점, 대구강북(칠곡)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점이 영업 운영을 중단했다. 본지는 29일 반디앤루니스가 위치한 서울 롯데스타시티점을 찾았다. 그 결과 반디앤루니스 매장 정문과 후문에는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안내문이 게시된 상태로, 문을 닫은 반디앤루니스 점포 정문 앞에는 롯데백화점 내 브랜드 행사가 행사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반디앤루니스 롯데스타시티점은 안내 게시물을 통해 “내부 사정으로 인해 16일부터 한시적 영업을 중지한다”며 “쇼핑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곳을 찾은 적잖은 소비자들은 게시물의 안내 사항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반디앤루니스 롯데스타시티점 매장 앞 게시물의 모습 [사진=양호연 기자]
반디앤루니스 롯데스타시티점 매장 앞 게시물의 모습 [사진=양호연 기자]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재 서울문고의 채권단은 서울문고의 물류창고와 나머지 건대점과 목동점, 여의도점 등의 지점 보유 재고에 대한 반품을 진행하기 위해 계속 협상 중인 상황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측은 “지난 3일간 서울문고 신세계강남점의 도서 반품 진행을 마쳤다”며 “늦은 시간임에도 질서 있는 작업으로 협조해 주신 출판계와 유통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입장이다. 이어 “많은 채권출판사와 유통사가 반품서 작성 후 반품도서를 반출해 갔으며 현재 잔여 도서는 서울문고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디앤루니스 롯데스타시티점의 폐쇄된 후문 [사진=양호연 기자]
반디앤루니스 롯데스타시티점의 폐쇄된 후문 [사진=양호연 기자]

1988년 설립한 서울문고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함께 국내 대형 오프라인 서점 3대장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온라인 서점의 확대와 함께 출판물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극심한 경영악화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미 지난해 봄에는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소식이 전해지기는 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출판사 안팎에서는 거래 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이 확대되면서 일부 출판사들은 서울문고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종이책의 시대가 곧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출판계에서는 희망을 놓지 않아왔다”며 “하지만 이번 서울문고 관련 소식을 접하고는 출판계 위기가 찾아온 것인가 하는 마음에 며칠 내내 허탈한 마음이 가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형 서점부터 경영악화를 보이고 있는데 일반 개인 서점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서점은 물론 크고 작은 출판사들도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혹자는 ‘미래는 읽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시대정신을 읽을 수 없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식과 문화의 소멸을 부르는 ‘독서 위기’의 시대가 그치고 과연 국내 출판 산업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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