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준 과징금 부과, 이면에 다른 뜻이?...대중 반응 양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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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쏘아 올린 ‘급식 몰아주기’ 논란이 전 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삼성그룹에 역대 최대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전 기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제한이라는 논리를 펼쳐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급식의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대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사실상 ‘직원복지’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는 최대 수준 과징금
- 공정위 “급식물량을 몰아줄 유인이 있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부당지원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검찰 고발 조치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웰스토리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349억 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 법인, 최 전 미전실장 고발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웰스토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 4개사는 2013년 4월부터 심의일인 지난달 2일까지 사내급식 전 물량을 웰스토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주고 유리한 계약조건을 설정해 높은 이익 유지를 지원했다.

공정위는 “웰스토리 수익은 오로지 내부거래에서만 창출돼 미전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계열사 급식물량을 몰아줄 유인이 있었다”며 “해당 이익은 배당금 형태로 삼성물산에 귀속돼 대규모 자금수요를 충당하는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과된 과징금은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는 최대 수준이다. 삼성전자 1012억1700만 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 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 원, 삼성SDI 43억6900만 원,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에 959억7300만 원 등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이 사건을 계기로 대기업집단 소속 단체급식 수요기업의 자율적 대외개방 참여가 확산돼 단체급식업을 하는 독립기업에 새 사업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본 건과 같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면탈하며 은밀하게 진행되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행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발시 엄중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중의 반응은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의 결정이 맞다는 의견과 달리 지나친 제한이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한 네티즌은 “솔직히 중소기업이 삼성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침‧점심‧저녁‧야식 등을 차질 없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또다른 네티즌도 “삼성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의 메뉴 수준은 굉장히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며 “도리어 직원 복지 차원에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과징금 부과를 시작으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가 전 산업계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대자동차그룹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오른 바 있다.

특히 해당 청원인은 게시물을 통해 자신이 현대차그룹에 재직 중이라는 내용을 밝히며 “현대차그룹이 왜 꼭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그린푸드에서만 급식을 공급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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