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출마한 S씨, 김무성 전 대표와 야권 중진의원 소개했다”

[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전방위적인 수산업자 금품 로비 사건이 수산업자 김 회장 게이트로 번지고 있다. 검찰, 경찰, 언론인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고, 총경급 경찰 간부에게는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서막에 불과할 뿐 더 많은 인사들이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은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언론인 등을 통해 정치인들을 만나왔다고 한다. 김 회장의 금품 로비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을 향한 불똥이 어디로 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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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중진의원,  포항남부경찰서장 김회장에게 소개 '의혹'
- “출소직후 갈데 없어 슬리퍼 차림 담배꽁초를 주워 피던 사람이...”

수산업자 김 회장은 다방면의 인맥을 과시하며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 대표의 친형 등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검찰언론인경찰 등에게 금품을 건네기도 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전방위 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언론인 등에 명품 시계, 골프채 등 제공

실제 경찰에 따르면 수산업자 김 회장은 이모 부장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장 B총경 등에게 명품 시계, 고가의 골프채, 중고차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논설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을 지내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 인물이다. 엄 앵커는 논란이 불거진 후 출연 방송에서 하차했고, A총경은 피의자로 전환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수산업자 김 회장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실시했다. 김 회장이 이들에게 건넨 금품 종류를 파악하는 한편, 녹취록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의 서울남부지검 사무실 및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 전 해당 부장검사는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에게 IWC 시계와 굴비 등 고가의 식품, 자녀 학원비 등 2천만원3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 부장검사가 김 회장에게 고맙다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김 회장은 이 전 논설위원에게 골프채를 선물하는가 하면 엄 앵커에도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김 회장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4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김 회장은 자신을 재력가로 꾸며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스스로 1천억원대 유산 상속자이자, 어선 수십대 및 풀빌라, 고급 외제차를 소유했다고 가장했다. 이를 믿은 피해자들은 김 회장이 시작한다는 선동 오징어(선상에서 급랭시킨 오징어)’ 사업에 투자를 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이러한 수법으로 지난 20186월부터 지난 1월까지 116억원을 가로챘다. 피해자 중에는 김무성 전 의원 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의 형은 김 회장이 시작한다는 선동 오징어에 사업에 865천만원을 투자했다. 김 회장이 김 전 의원의 형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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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은 친분 과시, 김천 출마했던 S씨 연결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논설위원이 야당 대표 출신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김 회장을 소개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 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 회장이 정치권과의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2016년 총선 당시 경북 김천지역에서 출마했던 인물로, 김무성 전 대표가 과거 전당대회 출마할 당시 선거 캠프에서 특보로도 활동한 S씨 덕분이었다.

실제 수산업자 김 회장과 S씨가 인연을 맺은 것은 2017년 대구교도소에 함께 수감하면서부터다. 김 회장은 지난 20161125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S씨도 김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준비했다가 20174월 같은 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두 사람은 대구교도소에서 인연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주변에서도 S씨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김 회장이 세운 수산회사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김 회장이 감옥에서 S씨를 만난 이후부터 정계 인사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포항 본가 근처에서 냉동창고를 운영하는 수산물 판매업자도 출소 직후엔 갈 데가 없어 슬리퍼 차림으로 담배꽁초를 주워 피던 김 회장이 몇 개월만에 회장님으로 바뀌어 돌아왔다감옥에서 만난 정치권 사람이 줄을 대줬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실제 김 회장은 S씨가 20183월부터 실질적 발행인, 편집인으로 일했던 인터넷 언론사에서 부회장으로 일했다고 한다. 인터넷 언론사 부회장이라는 점을 이용, 인터넷 언론단체 위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회장은 S씨를 통해 정치권 인맥들을 두루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S씨를 통해 김무성 전 의원을 소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회장은 S씨에게 김무성 전 의원 팬이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S씨를 통해 이동훈 전 논설위원 등을 소개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원만한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씨를 통해 야당의 중진의원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의 중진 의원이 김 회장을 포항남부경찰서 서장에게 소개시켜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은 “S씨 소개로 저녁식사를 한 번 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포항남부경찰서 서장 등을 잘 알지 못한다고도 해명했다.

이 외에도 김 회장은 S씨를 통해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동훈 전 논설위원을 통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도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지난 2월 이 전 논설위원 소개로 김 회장을 만났고 식사를 함께 했다. 김 회장은 이 때도 자신의 아버지가 고향인 포항시 구룡포읍에서 큰 조선소를 운영하는 사장이라고 거짓말하며 재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정재 의원 측은 포항 구룡포에서 큰 사업을 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알아보니 아닌 걸로 파악됐다이동훈 기자한테도 김 회장에 대해 좀 더 알아보라고 일러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20205월 농구 관련 단체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여기에 야당 유력 정치인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씨 측의 관계자로 추청된 한 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 지역 중진 의원이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취임식에는 김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 전 논설위원, 엄 앵커, 김무성-정봉주 전 의원이 축하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 등에서는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경찰 및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논설위원, 엄 앵커 등이 이 외에도 더 많은 인사들이 나올 것이라며 고구마 줄기처럼 현직 기자 등이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나아가 현역의원들 간의 유착 관계가 있는 지 여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또 김 회장이 특별사면 받을 당시 여당의 인사가 입김을 넣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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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법무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현직 중견 검사와 전·현직 언론인 등이 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경찰 단계에서 수사 중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현직 검사가 피의자로 입건된 만큼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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