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을 240여일 앞두고 여야 차기 대선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두를 달리며 분위기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32.4%, 야권 차기 대선후보에선 윤석열 전 총장이 33.2%로 집계됐습니다. 각각 2위 후보들과 15~20%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국내 관심이 대두되는 만큼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대한민국의 대선 정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데요. 벌써부터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발언과 행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한국 정권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일본에도 큰 영향이 있었다”며 “정권 교체나 여야 후보에 관심이 있고, 정권 교체가 안 되더라도 일본에 우호적인 정권이 될지, 더욱 강경한 정권이 나올지는 일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된 배경은 문재인 정권 5년간 꾸준히 악화한 한일관계 때문입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2018년 이후 일본 미디어들은 계속해서 ‘최악의 한일관계’란 표현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죽창가 발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발언’을 계기로 윤석열 전 총장을 우호적으로 판단했다는 시각이 제기됐습니다. 

이영채 교수는 “일본 언론은 한일관계를 중점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란 뉘앙스의 발언에 조명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일본 후쿠시마는 현지 주민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수상도 방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본 내 여론도 비판적인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 후보인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은 일본 정부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해석입니다. 

이영채 교수는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으로 일본 정부는 국내 여론에 정당화할 수 있고 후쿠시마 주민들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고맙기도 하고 자기(일본 정부)를 정당화시켜주는, 한국 정부의 이중적인 부분들도 지적해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반일’을 선거에 활용하는 후보라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특히 ’점령군 친일파‘ 발언은 일본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고, 윤석열 전 총장을 비판하는 것으로 반일 기조를 활용해 여당 후보가 유리하게 한다는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이와 유사한 프레임으로 보도했었는데요. 이영채 교수는 일본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반일 프레임으로 보도한 것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바라봤습니다. 

일본은 대한민국 대선후보들을 ‘반일이냐 아니냐’의 기준점만을 잣대로 들이밀어 보도해 왔는데요.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들도 단편적으로 해석하고 우호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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