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S.U.M’ 물결타고 상승바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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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 ‘코스피 3300시대’와 ‘코스닥 1000시대’에 큰 역할을 한 동학개미들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비율은 주식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사실상 한국의 ‘최대주주’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산업계에 불어든 MZ세대 열풍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이른바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두소 ‘시장의 큰 손’이라 일컫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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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키워드 ‘스마트(Smart)‧유니콘(Unicorn)‧MZ세대(MZ)’
- 장외주식(K-OTC) 시장 시가총액 22조 원 돌파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에서도 MZ세대의 역할은 꽤 두드러졌다. 최근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2021 상반기 비상장 주식 시장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상장 주식 시장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로 ‘S.U.M’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는 비상장 주식 거래에 대한 비대면 투자가 확대된 데 따른 ‘스마트(Smart)’, 시장의 이목을 끈 다양한 ‘유니콘(Unicorn)’ 기업들, 마지막으로 시장의 중심축인 2030세대 ‘MZ세대(MZ)’ 등이다.

비대면 투자 확대
유니콘 기업에 주목


올해 상반기 비상장 주식 시장은 어느 때보다 양적, 질적 성장이 돋보이는 시기였다. 그러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IPO를 비롯해 투자자 다변화, 투자 편의성 강화 등에 힘입어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필두로 IT와 모바일에 기반한 다양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들이 등장함에 따라 대중들은 비상장 주식 시장에 대해 한층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MTS 등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투자가 확산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 지면서 기존에 비해 한층 수월하게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것. 이를 통해 허위 매물이나 결제 불이행, 높은 유통 마진 등 그간 대두돼 왔던 문제점 해소에도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키워드인 유니콘 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주목할 만하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을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한 용어인데, 이들은 막대한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케하고 있다. 기업들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국내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기도 하며, 차세대 유니콘 기업 발굴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관악S밸리 스타트업센터’ 개소식에서 “정부와 민간이 창업 생태계 내에 작은 ‘실리콘밸리’ 같은 생태계를 만드려는 노력은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키워드로 선정된 MZ세대는 최근 비상장 기업들에 대해 집중하는 분위기다. 장외거래가 대중화한 만큼 젊은 세대도 비상장 기업들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 실례로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체 회원 수 가운데 20~30대 회원 비중이 약 4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MZ세대는 40대 이상에 비해 투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세대다. 이렇다 보니 이들은 소액 위주의 투자 성향이 강하고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기반의 강한 파급력으로 짠테크, 소소테크, 잔돈테크, 조각테크 등 각종 신(新) 금융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전 대어 낚자”
비상장 주식 투자 증가


이 같은 트렌드를 바탕으로 ‘상장 전 대어를 낚자’는 이들은 비상장 주식에 주목하며 투자 규모도 점차 증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는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64억7000만 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협회는 장외주식(K-OTC) 시장의 시가총액이 22조 원을 돌파했다고 7일 밝혔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말 K-OTC 시장의 시총은 22조931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5조493억 원(29.6%) 증가했다. 이는 삼성SDS가 상장 전이던 2014년 11월 13일(42조811억 원) 이후 최대다.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는 개별 기업도 지난해 3곳에서 현재 SK에코플랜트, 넷마블네오, 세메스, 포스코건설, LS전선 등 5곳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43억1000만 원) 대비 21억6000만 원(50%) 증가한 64억7000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총 거래대금은 7954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K-OTC 시장의 누적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4조6억 원으로 나타났다.

금투협 관계자는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혜택, 동학개미운동 및 기업공개(IPO) 이전 비상장 기업에 대한 관심 증가로 거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며 “K-OTC 기업은 올해 상반기 중 유상증자 등을 통해 214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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