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은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 여권의 대선후보 단일화 열차에 대입해보자.

민주당은 711일 본경선 진출자로 김두관, 박용진, 이낙연,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6명이 최종 결정됐다. 향후 민주당 대선 본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가 또렷해져 이낙연-정세균의 단일화와 김두관의 영남 교두보역할이 눈길을 끈다.

 

이낙연과 정세균은 단일화 여부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이재명 독주 흔들기 연대는 확실하다. 95일 본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에 들어가는데, 친문 후보들은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50%를 넘고 있진 않은 만큼 나머지 후보들의 연대로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만약 결선 투표가 실시될 경우, ‘반이재명을 기치로 내건 후보자들 간에 합종연횡(合從連橫)이 이뤄져 판 뒤집기에 나설 경우 민주당 경선이 모처럼 흥행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여권의 주자들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이지만, 야권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서로 다른 침대에서 자면서 같은 꿈을 꾸는 동몽이상(同夢異床)’의 상황이다. 이를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 열차에 대입해보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권교체에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윤석열이 되던, 최재형이 되던, 홍준표가 되던 아무 관계가 없다. 내심은 유승민, 원희룡, 하태경 중 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나 윤석열 후보의 입장은 좀 다르다. 그에게는 정권교체의 당위는 이 대표와 같으나, 자신이 정권교체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을 것이다. 혹독한 검증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지지율이 급락한다면 킹메이커로 돌아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권교체의 주역인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최근 행보에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반문(反文)’을 기치로 내걸고, ‘충청대망론을 기반으로 삼아, 중도·진보로 외연을 확대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겠다는 빅플레이트(큰그릇)’ 전략을 펴고 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사퇴 후 광폭행보와 식사정치를 하고 있는데,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탄핵 찬성파들로 편중되어 있다. 윤 후보는 탄핵에 대한 입장정리를 빨리 마무리해서 정통 보수의 지지를 묶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여권의 집요한 네거티브 공격에 본인이 직접 대응하는 것보다 직접 나설 경우와 네거티브 대응팀이 나설 경우를 구별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준석 대표는 이준석 리스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 전당대회가 끝난 지도 한 달이 넘어 이제는 대표의 시간이 아니라 후보들의 시간이다. 대선후보들을 스타로 만들고 자신은 심판역을 해야 한다.

선대위원장을 김종인 위원장으로 한다”. “윤석열 후보가 야심이 있다면 김종인 위원장에 매달려야 한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등의 설화(舌禍)는 대표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줄 수가 있다.

 

만약 윤석열-안철수의 철석연대가 공고화 되어 제3지대가 힘을 받게 될 경우 국민의힘은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작용하여 위기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그래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가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제3지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인 입지와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최 전 원장이 제3지대에 힘을 실어 윤석열-최재형-안철수 삼각연대가 현실화되어 정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경우에는 국민의힘은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준석 대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이 편안한 마음으로 입당할 수 있도록 당의 경선 규정들을 미리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역할은 대선후보를 잘 뽑는 일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취임 후 경선 버스는 8월에 떠난다는 타령과 홍준표의 복당, 안철수와의 합당, 윤석열의 입당 중 홍 의원의 복당 외에 성사된 게 별로 없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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