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6월 중순 발표할 때 “7월 중순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확진자는 7월 중순 반대로 큰 폭으로 확산되었다. 하루 확진자가 700-800명대에서 7월14일 기준 1600명대를 훌쩍 넘겼다. 정부는 7월12일 서둘러 수도권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시켰다. 오후 6시 이후엔 사적 모임을 2명으로 제한했다. 6월 말까지만 해도 식당들은 정부가 예시한 대로 사적 모임이 6명으로 늘고 영업시간도 오후 10시에서 12시로 연장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수도권 식당들은 급작스러운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준비해 놨던 음식들을 다 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대응책으로 요식업·주점·피트니스 센터·숙박업소·나이트클럽 등 자영업자들은 설상가상 격으로 더더욱 영업 손실과 심리적 허탈감에 빠졌다. 백신 접종은 정부가 백신 구매 골든타임을 놓쳐 8~9월께나 돼야 필요 물량이 확보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000명대를 넘어섰고 확진자도 17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인도·브라질·페루 등에 비하면 우리나라 형편은 나은 편이다. 인도는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면서도 보급률이 세계 하위권에 속한다. 나란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기 안일한 대응 탓이다. 그는 요가 도사로서 코로나를 예방키 위해서는 요가가 필수적이라며 요가를 장려했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폭발하는 확진자로 병상과 산소통이 부족해 병원에 입원도 못한 채  . 벌써 40만명이 코로나로 사망했고 실제로는 3~5배에 달한다는 추측도 있다. 미국의 60만 명과 브라질의 53만 명에 이은 세 번째 희생 기록이다. 미국은 획기적인 백신 보급으로 일부에선 이미 마스크를 벗기에 이르렀다.

인도에는 부모 사망으로 졸지에 3000명이 고아가 되었다. 18세의 샤웨즈 사이휘도 그들 중 하나다. 그는 아빠와 함께 건설 노동자로 일하며 연명해 갔다. 그러나 아빠와 엄마는 지난 4월 코로나에 확진되었으나 병원 갈 돈이 없어 집에서 요양하던 중 며칠 간격으로 모두 사망했다. 샤웨즈는 엄마가 살아 있을 때 자신이 일터에서 늦어지면 “엄마가 나에게 전화해 내 아들아 날이 저무는구나 언제 집에 도착하느냐”고 걱정스레 묻곤 했다며 “이젠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는다”고 눈물을 흠쳤다. 9살 짜리 여동생 카카샨은 매일 엄마가 보고 싶어 살아계신 것처럼 수화기를 들고 혼자서 “엄마 언제 집에 오실 거 예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라며 엄마를 부른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 발병 초기 가벼운 독감에 불과하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백신 도입도 등한히 했다. 그 결과 브라질은 53만 명의 생명을 잃어야 했다. 그는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백신이 부족한 나라들에서는 권력층이 백신을 먼저 맞아 체포되기도 한다. 19만 명의 사망자를 낸 페루의 보건부 차관은 백신 안전성을 실험한다는 명분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처, 두 동생, 조카들에게 접종시켰다. 브라질의 마나우스 시 시장은 친지들에게 백신 접종의 특혜를 주었다가 체포되었다.

문재인 정부도 코로나 확산 초기 ‘K방역(한국형 방역)이 세계의 모델이 된다며 치적 홍보에 열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1월11일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낙관했다. 너무 성급했다. 한국은 ’K방역‘ 자만심에 빠졌고 결국 거리두기 4단계로 악화되었다. 문 대통령은 7월12일 네 번째로 코로나와 관련, 국민에게 사과했다. 아직 까지 한국이 브라질이나 페루를 닮아가진 않지만 어두운 터널 끝은 보이지 않는다. ‘K방역’성공 모델이 실패 모델로 전락되지 않을까 두렵다. 정부의 주도면밀한 대응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지침 준수가 요구된다.

■ 본면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