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입당, 입당해야 입당하는 것” 모호한 입장 일관
이준석과 치맥회동 후에도 尹 ‘8월 입당’ 언급 자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정가에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의 지난 25일 ‘치맥회동’ 이후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8월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사실상 양측의 입당 시기 조율만 남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정말 입당의 뜻을 굳혔을 지에 대한 의구심은 엄존한다. 

우선 윤 전 총장의 ‘8월 국민의힘 경선버스 탑승론’의 기폭제로 작용한 치맥회동 성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26일 한 라디오 매체에 출연해 “이 전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극에 치닫기 직전까지 갔으나 자신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만류해 위기를 넘겼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 예로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며 ‘비빔밥, 당근, 닭갈비, 안철수의 길을 간다’는 등의 발언으로 자극했고, 윤석열 캠프 측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5일 윤석열 캠프가 국민의힘 측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은 이 대표에게는 ‘한번 붙어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치맥회동에 대한 남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날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성사된 급조성 만남으로, 양측이 사전에 입당에 대한 구체적 협의가 없었다는 것. 

이날 회동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윤 전 총장은 8월 입당에 대한 입장 표명은 자제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입당은 입당해야 입당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묘한 뉘앙스를 취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윤 전 총장의 야당 입당설에 무게가 실리는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본지와 담화에서 “윤 전 총장의 8월 입당이 확실하다면 이 대표가 치맥회동 뒤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을 징계한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겠냐”며 “오히려 이런 반응은 입당 분위기를 헤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권성동·정진석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41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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