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카뱅도 은행 규제 따라야" vs 카뱅 "새로운 섹터, 은행 비교 안 돼"...입장차 뚜렷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담긴 BNK투자증권(왼쪽)과 유안타증권 기업분석리포트 [일요서울]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담긴 BNK투자증권(왼쪽)과 유안타증권 기업분석리포트 [일요서울]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의 청약이 26일과 27일 진행되는 가운데 청약 자제를 요청한 리포트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BNK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각각 카뱅 종목 분석 리포트를 통해 기업가치 고평가 문제를 제기했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며 투자의견 매도(SELL), 목표주가는 2만4000원으로 책정했다. 카뱅의 확정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알려진 만큼 시장 가액과의 금액 차이가 크다.

김인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리포트에 따르면 "카뱅의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웃돌아 선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해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 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 주어야 하고 실현하기도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현실이라고 전했다.

- 증권사 "주가 우려 다분해"

김인 애널리스트는 "카뱅은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 대부분은 이자 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 과정을 감안해도 상장 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유안타증권도 카뱅은 `플랫폼이기 전에 은행이다.`라며 플랫폼은행으로서의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정태준 공인재무분석사(CFA)는 `카뱅을 왜 은행으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제목 성 질문에 "카뱅은 다른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라며 "이는 곧 기존 국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비은행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 따라서 카뱅의 공모가 범위는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또한 향후 마주하게 될 부담 요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CFA는 "카뱅의 장외 시가총액이 KB금융보다 높게 형성됐던 이유는 빠른 성장을 통해 여신점유율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라며 "(다만) 국민은행 수준의 점유율을 보유하려면 자본이 15조 원까지는 성장해야 하는데 자본확충 없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요조건이 있는 만큼 여신 점유율이 과도했다는 점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 카뱅 "고평가 논란 반박"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현재와 미래, 그리고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윤호영 카뱅 대표는 "카뱅은 아예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기에 국내 은행과 비교는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카뱅은) 인터넷 은행과는 출발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기반에 비대면 영업이라는 굉장한 특수성이 있다. 이런 차별화 되어있는 핀터멘탈과 성장세 등이 기존 상장 금융회사와 크게 차별화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기존 금융사와 같은 잣대로 비교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27일 마감하는 카뱅 청약은 중복 청약이 금지된 상태다. 26일 카뱅 일반 청약의 통합 경쟁률은 37.8대 1, 청약 증거금은 12조521억 원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는 96만2810건이다.

대표 주관사 KB증권에 따르면 청약 첫날 기준 KB증권에 6조6214억 원으로 가장 많은 증거금이 모였다. 한국투자증권(4조5970억 원), 하나금융투자(5969억 원), 현대차증권(2369억 원)이 뒤를 이었다.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39.4대1), KB증권(38.5대1), 하나금융투자(32.4대1), 현대차증권(19.3대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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