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씨티은행 노조 1인 피켓시위 등 투쟁 본격화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매각방식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분매각이냐 통매각이냐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인수의향을 밝힌 곳은 4곳. 이들의 실사가 진행중이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 15일 'CEO메시지'를 통해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실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알렸다.

이어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잠재적 매수자들의 실사를 지원하면서 긍정적 결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현재 진행중인 실사와 이사회, 금융당국의 협의 등 일정에 따라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실행 방향은 오는 8월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유 은행장은 "일련의 출구전략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하고 진행상황을 공유할 것이다"라며 "(직원)여러분들의 걱정과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본점 및 영업장 앞 매일 1인 시위...SNS대화방 탈퇴 등 쟁의행위 참여
 28일부터 랩핑버스 서울시내 운회 운행 등 대국민 홍보활동 나서


그러나 현재 실사를 진행중인 곳 들 중에는 씨티은행 전체 인수를 희망하는 곳도 있지만 부분 인수를 원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사측은 실사 진행이 끝나고 출구전략이 구체화하면 이른 시일내로 통매각, 부문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방안 중 어떤 출구전략을 택할지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인데 노조는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노조는 고객보호와 고용유지를 위해 통매각을 요구중이다. 통매각 안이 받아들여질때까지 전 조합원이 본점 및 전국 영업점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SNS대화방 탈퇴, 근무시간 외 회의 참석 거부 등 합법적 쟁의행위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본사의 영업·경영 방침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매각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면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통해 매각회사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 다수가 15년 이상을 이곳에서(씨티은행) 일했는데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라며 “계속 일하고픈 마음에 분리매각보다는 통매각 추진을 요청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분리 매각이 진행될 경우 결국엔 고용 안 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하기에 이를 막자는 게 노조의 바람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무조건 씨티에서 일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매각 회사에서라도 고용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라는 게 노조의 입장임을 강조했다. 

28일부터는 랩핑버스도 함께 운행중이다. 버스에는 '한국씨티은행 부분매각 및 철수 결사 반대, 고객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2000명 이상 대량 실업사태 발생 '우려' 200만명 고객 불편 피해 초래 '우려'' 등의 글귀가 적혀 있다.

또한 노조원들은 '고객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단체복을 전 직원이 착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영업점 및 본점에서 1인 피켓시위를 진행 중이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씨티은행 매각과 관련해) 가능하다면 통매각이 바람직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통매각을 통해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사측과 노조가 동의하고 금융당국도 희망한다"라며 "(다만) 문제의 핵심은 '가능하다면'에 있다"라고 했다.

과연 한국씨티은행 매각과 관련해 잡음없이 진행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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