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점검·현지 네트워크 강화·도쿄올림픽 응원"…사업 물꼬 트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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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폭염과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재계 총수들의 해외 활동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부 총수들의 해외 활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기업 총수들의 해외 출장 계획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올해 총수들의 해외 출장에는 동석자가 많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 위험 확산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풀이된다.

- 40도 육박 폭염과 해외 현지 출장서 소통경영 강화
- 하반기 경영 구상 더불어 소통 강화 방안 고심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이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은 정 회장은 지난달 25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리는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팀을 향해 박수를 보냈고 두 손으로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는 모습이 현장 중계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 재계 총수들 해외 출장 재개 움직임

정 회장의 이번 일본 방문은 미국 출장 후 귀국길에 들렀다. 비행시간만 40시간이 넘는 ‘강행군’으로 알려진다. 정 부회장은 앞선 지난 16일 전용기를 통해 미국으로 출장길에 나섰다. 지난 4월 미국 서부와 6월 동부를 방문한 데 이어 올해만 3번째 미국 출장이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연구개발(R&D) 임직원과 만나고 미국 내 모빌리티 사업 계획 등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현지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을 비롯해 수소, 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5년간 총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 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두 달 만에 미국행을 선택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정 부회장과 같은 날인 16일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SK 워싱턴 지사를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와의 만남을 통해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다른 CEO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최태원 SK회장이 미국 출장 중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았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최태원 SK회장이 미국 출장 중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이에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았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최 회장은 이번 출장과 관련해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현지 만찬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그는 "디씨(D.C)의 만찬은 끝남과 동시에 배고프다"라는 글과 함께 빅터 차 연구원 등과 만나는 사진을 올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음식 차림새를 보니 배고프겠네요`, `최태원 회장님 언제나 믓(멋)지십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시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미국 내 배터리 사업 현장 점검을 하며 현지인과의 교류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또한 오는 9월 현지 출장이 예정돼 있다. 그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SK텔레콤 분할 최종 작업을 앞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도쿄올림픽 현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평소 `축구 사랑`이 지극한 정 회장이기에 폭염과 코로나19에도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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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경영에 다소 주춤했던 총수들이 최근 들어 해외 현지를 찾아 관계자를 만나는 등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백신 접종을 한 인원에 대한 격리 규제가 다소 약해지는 만큼 앞으로 해외 현지를 찾는 총수들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시대로 발맞춰 해외에 공장을 세운 기업 총수로서는 더는 현지 공장 운영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현장을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백신 접종자 격리 면제 기간 단축

한편 정부도 기업인 해외 출장 시 격리 면제 처리 기간을 최대 7일로 단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일부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기업인의 격리면제서 심사와 발급을 일원화하는 등 기업인 격리면제 제도 개선했다.

아울러 격리면제서 발급 대상에 해외예방접종완료자가 포함됨에 따라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기업인이 국내 투자나 기술 협력 등을 위해 국내 입국 시 제한 없이 격리면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현재까지 중단됐던 일본, 싱가포르 기업인에 있어 예방접종 완료 자의 경우 격리면제서 발급이 재개되는 등 해당 수요가 있는 기업의 경영활동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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