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최근 맥도날드가 폐기 식자재를 재사용해 논란이 된 가운데 맥도날드 측은 지난 6일 공식 사과문과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아르바이트노동조합 등은 9일 “해당 매장 아르바이트생 징계로 마무리 한 대처는 ‘꼬리 자르기 식’에 불과하다”며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과도한 징계 및 책임 떠넘기기를 멈출 때까지 ‘불매 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맥도날드에게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대책위(아르바이트노조·정치하는엄마들·정의당 등)’는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유한회사 앞 기자회견에서 “맥도날드가 지난 6일 식자재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에 대해 공식 사과문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며 “식자재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이를 아르바이트생 개인의 잘못으로 덮어씌워 중징계인 3개월 정직 처리 조치를 취한 맥도날드에 전 국민적인 불매 운동을 선포한다”고 했다. 

신정웅 아르바이트노조위원장
발언 중인 신정웅 아르바이트노조위원장

신정웅 아르바이트노조위원장은 “맥도날드는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쓴 것과 관련해 모든 문제를 아르바이트생 한 명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징계를 내렸다”며 “KBS 보도 이후 국민적 공분을 사자 지난 6일 2차 사과문을 냈지만 이는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다. 맥도날드 측은 사과를 하면서도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중징계는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위원장은 “맥도날드는 사과문에서 내부에서 정한 유효기간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통기한 보다 짧게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통기한이라고 함은 냉동식품의 유통기한을 말하는 것이고, 냉동식품의 유통기한은 냉동보관 시 기한을 말하는 것”이라며 “유통기한보다 짧게 설정했다는 맥도날드 측의 입장은 결국 말장난에 지나지 않으며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발언 중인 박창진 정의당 부대표
발언 중인 박창진 정의당 부대표

박창진 정의당 부대표는 “이번 일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대한항공에서 일할 당시 경험했던 대기업의 횡포와 갑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라며 ““27살의 청년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다는 것은 당신의 목숨 값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공포를 심어주는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땅콩 회항이라고 불렸던 대한항공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겉으로는 국민적 사과를 했지만 당시 갑질을 당한 피해 당사자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었고 반성조차도 없었다”며 “이번 맥도날드의 사과문도 동일하다. 국민들에게 맥도날드를 팔겠다는 면피용 사과만 할 것이 아니라 내부 노동자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잘못된 사업 방식으로 당신들을 괴롭게 했다는 반성이 들어가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전 국민적인 불매 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마친 후 종로3가점, 안국점, 시청점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지난 6일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전국 400여 개 매장에 대해 식품 안전 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재점검 실시 ▲하루 3번 원자재 점검에 사용하는 체크리스트 강화 ▲전 직원 대상 식품 안전에 대한 교육 강화 ▲식품 안전에 위배되는 행위 방지하고 직원의 자유로운 의견 제안 강화 ▲외부전문기관 통한 재조사 등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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