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롯데, 로젠, 한진, 우체국 택배 등 참여… 쿠팡은 불참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14일부터 16일까지 ‘택배 없는 날’이 운영되면서 대부분의 택배 배송이 사흘간 중단된다. 이는 최근 몇 년 새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나온 조치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유일하게 동참하지 않는 쿠팡 등에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택배 없는 날’ 운영으로 택배 배송은 14일부터 대체 공휴일인 16일까지 중단된다. 택배업계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공동선언문 발표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되는 이날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 한진 등 주요 택배사 4곳과 우정사업본부(우체국 택배)가 참여했다. 이날은 택배 분류와 집하, 택배 터미널 간 수송 차량 운영, 지역별 상·하차 인력을 공급하는 도급 업무 등도 모두 중단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택배 물류량이 지속 증가하면서 택배 노동자의 업무 강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과로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지병 없이 건강했던 20,30대 택배 노동자들도 포함돼 있다. 

[사진=민생경제연구소 제공]
[사진=민생경제연구소 제공]

쿠팡·마켓컬리·쓱배송은 ‘그대로’… 대책위 “‘유사 택배’는 해괴한 주장”

모든 택배 배송이 중단되진 않는다. 자체 배송망을 갖춘 쿠팡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 새벽배송은 평소대로 진행된다. 편의점 자체 배송 차량을 이용한 반값택배 서비스도 그대로 진행된다.

이를 두고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없는 날이 지정되기까지 수많은 국민 여러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과로사 택배 노동자가 7명이나 발생했는데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쿠팡 측은 택배가 아닌 ‘유사 택배’라는 해괴한 주장을 펼치며 사회적 합의까지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로사 측은 “쿠팡은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지만 이와 다르게 택배 노동자들에 분류 작업이 전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 업무가 아니라는 기본 정신에 입각한 사회적 합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사진=민생경제연구소 제공]
[사진=민생경제연구소 제공]

이날 정진영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장은 “쿠팡이 훌륭한 복지를 해주는 것처럼 광고를 하지만 사실상 6년째 임금동결이고 식대 없는 최저임금뿐 아니라 휴게시간 역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일요서울에 “오늘 새벽에도 한 아파트 지하에서 쿠팡 택배 노동자는 시동을 켜놓고 문도 열어놓은 채 정신없이 뛰고 있는 걸 봤다”며 “쿠팡의 핵심적인 문제인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 문제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될 경우 쿠팡은 제2의 제3의 광범위한 국민적 불매와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택배 없는 날 동참과 별도 분류작업, 인력 투입 등 기본적인 것부터 책임을 다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불참은 무책임하고 가혹한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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