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질 경우 ‘51 49’ 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진영이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연이어 참패하면서 여권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진보 진영에 중도가 결합하면서 여권에 힘을 몰아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재보궐선거 결과는 지금까지의 분석을 뒤집었다. 국민의힘이 압도적 득표율 차이로 민주당을 꺾고 승리를 거뒀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승리에 20대의 지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이 내년 대선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의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 높게 조사됐다. 뉴시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의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 높게 조사됐다. 뉴시스

20대 보수-30대 박빙, 4050세대 보수·진보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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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4월재보선 승리자신감 얻었지만 대선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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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재보궐 선거 이후 보수 진영은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보수 진영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최근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한 이후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4월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여권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었다. 4월 재보선에서는 진보와 중도결합 구도가 아닌 보수와 중도가 결합하고 여기에 통상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던 이남자’(20대 남성)가 국민의힘에 표를 던지면서 민주당의 참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됐다. 통상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60세 이상 남성 70.2%보다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20대 여성의 표심은 양분됐다. 박영선 후보에게 44.0%, 오세훈 시장에게 40.9%의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타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15.1%로 집계됐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40대 남성층(51.3%)에서만 과반을 넘긴 것으로 예측됐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은 지역구도가 아닌 세대별 표심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대선이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세대별 표심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세대별 정당 지지율 추이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9~1382주차 정당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37.3%)이 민주당(33.5%)을 앞질렀다. 연령별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은 30대와 40대에서 국민의힘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18~29세와 50대 이상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18~29세 연령층에서 민주당 24.5% 국민의힘 41.8%, 30대 민주당 38.4% 국민의힘 33.0%, 40대 민주당 46.2% 국민의힘 26.6%, 50대 민주당 35.7% 국민의힘 36.0%, 60대 민주당 28.8% 국민의힘 45.5%, 70세 이상 민주당 23.9% 국민의힘 43.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는 국민의힘에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과 정치적 색채가 약한 20대의 특성상 국민의힘 지지가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30대는 민주당 지지가 국민의힘 지지보다 5.4%포인트 앞선 것으로 봤을 때 다소 진보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이슈에 따라 표심 변화가 가능한 중도적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40대에서는 4월 재보선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에 육박했다.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50대에서는 두 당의 격차가 0.3%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중도적 성향을 띠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예상대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050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낙연 대표와 임종성 특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0.10.28. 뉴시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050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낙연 대표와 임종성 특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0.10.28. 뉴시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세대별로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6~17일 실시한 차기 대선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18~29세에서는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46.7%)는 응답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32.6%)는 응답보다 높았다.

30대에서는 여권 후보 당선46.0%야권 후보 당선’ 37.1%보다 높았다. 40대에서도 여권 후보 당선’(49.1%) 응답이, ‘야권 후보 당선’(37.5%)보다 우세했다. 50대에서는 여권 후보 당선’(48.2%)야권 후보 당선’(44.7%) 응답보다 근소한 차이(3.5%포인트)가 많았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야권 후보 당선’(55.9%) 응답이 과반을 넘었고, ‘여권 후보 당선36.6%18~29세 응답층 다음으로 낮았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세대별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향배는?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세대별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3~14일 대선후보 선호도(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를 실시한 결과, 18~29세에서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3.7%로 선두로 나타났고 뒤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 13.0%, 이재명 경기도지사 12.8%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6.7% 등의 순이었다.

30대에서는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22.4%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이낙연 전 대표 16.1%, 홍준표 의원 11.6%, 윤석열 전 총장 9.6% 등의 순이었다. 40대에서도 이재명 지사(38.3%)가 선두를 지켰고 이낙연 전 대표 13.0%. 윤석열 전 총장 8.6%, 최재형 전 감사원장 3.3% 등으로 나타났다.

50대에서는 이재명 지사(30.8%)가 윤석열 전 총장(24.2%)6.6%포인트 앞서며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모두 5%안팎의 한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였다. 60세 이상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40.1%로 이재명 지사(15.1%)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뒤이어 이낙연 전 대표는 11.7%로 나타났고 홍준표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은 5%미만의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정당 지지율에서와 마찬가지로 18~29세 즉, 20대에서는 보수진영 주자들이 선두를 달렸고 30대와 40대에서는 진보 진영 주자들이 강세를 보였다. 50대는 이재명 지사가 앞서기는 했으나 윤 전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았고,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은 예상대로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역구도 아닌 세대별 투표승패 가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청년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한기호(왼쪽 두번째 부터) 사무총장,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07.19.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청년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한기호(왼쪽 두번째 부터) 사무총장,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07.19. 뉴시스

최근 몇 년 동안 전국단위 큰 선거에서 젊은층이 진보적 투표를 하고 장년층이 보수적 투표 성향을 보인 점을 감안한다면 과거와 달리 지난 4월 재보선에서 보수적 선택을 한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 표심이 대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 대선은 지역구도가 아닌 세대별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2030세대 표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지난 8일 경북 안동 안동호 물길공원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대통령 시절 우리가 51.6%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박 전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영남권은 물론이고 충청권·강원권에서도 이제 그만큼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데 수도권은 그보다 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현재의 표 분할 구도로는 이길 방법이 없다제가 당 대표가 돼보니 지금 선거하면 예전보다 부산과 대구에서 우리를 찍어줄 사람이 줄어들어 (민주당에) 5% 정도 진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 대표는 “2012년 선거는 박 전 대통령이 3% 차이로 간신히 승리한 선거다. 당시 선거는 박 전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패한 선거라며 “20·30대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면 내년 대선 승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해도, 내년 대선이 반드시 국민의힘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55가 아니라 5.54.5로 야당이 질 가능성이 크다절대 쉬운 선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대로 가면 이기겠다고 생각하는데 일종의 착시라며 지난 재보선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였다. 과거 지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선은 그렇지 않다. 미래지향성이 크다면서 심판할 정부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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