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20% 진입...심상찮은 상승세
중도층·MZ세대의 바뀐 시선에 야권 1위 尹 맹추격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 [정두현 기자]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 이루도록 하겠다.” 최근 가파른 대선 지지율 상승세에 고무된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의 일언이다.

실제로 홍 의원은 야권 ‘맹주(盟主)’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대권에 한 발짝 다가섰다. 여기에 야권 내 ‘어대윤(어차피 대선후보는 윤석열)’ 대세론이 ‘무야홍(무조건 야당 대선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흥 대세론의 정면 도전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을 위협할 만한 지근거리에 진입한 홍 의원의 지지율 반등에 야당 경선 구도도 양강 체제로 재편될 공산이 커졌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고 지난 23~24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 의원은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20.2%의 지지율을 얻으며 마의 ‘20%’ 중턱에 올라섰다.

여야 전체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도 홍 의원은 8.1%의 지지율을 기록, 8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5.4%)와 비교해 2.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야권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 받으며 홍 의원과 대선 지지율상 박빙이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지난 여론조사(6.1%)보다 2.1%포인트 떨어진 4.0% 지지율에 그쳤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특히 괄목할 만한 대목은 홍 의원을 바라보는 MZ세대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홍 의원은 20대에게 15.1%, 30대에게 12.5%의 지지를 얻었다. 해당 조사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이 4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최대 5%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0~30대 중심의 지지율 급상승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홍 의원은 “우리 당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20·30·40대에서 지지가 급상승하는 것은 그만큼 확장성이 커진다는 뜻”이라며 “50·60대 계층은 후보가 되면 어차피 돌아올 계층”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지난 23~25일 실시된 MBN 7차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의원은 범야권 후보 지지율 20.9%를 얻으며 윤 전 총장(28.6%)과 지지율 간극을 크게 좁혔다. 국민의힘 ‘투스톤 내전’으로 불리는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 갈등 기류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대권주자들 가운데 대선 지지율 10%대에 진입할 경우, 지금의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차기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지목되는 20·30세대와 중도층이 주목함에 따라 홍 의원의 맹점으로 지적됐던 ‘외연 확장성’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50·60세대 중심의 강성 보수 팬덤도 홍 의원에겐 핵심 자산이다.  

과거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에 득표율 17.05%포인트 차로 패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보수정당을 지휘했으나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하면서 홍 의원의 정치 재기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총선 대패로 입은 치명상으로 병석(病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야권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대선 지지율 박스권에 고착된 상황이 지속되자 야권 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 의원에 정통한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홍준표 의원이 과거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자유한국당 대표로 19대 대선에 출마해 떨어졌는데, 당시 (홍 의원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도 총대를 멘 것”이라며 “이 때문에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홍 의원에 대한 연민과 기대심리가 공존하는 부분이 있어 당내 경선에서 저력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이 관계자는 “홍 의원은 최근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젊은 세대와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꼰대’, ‘막말’ 이미지도 상당 부분 탈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러 여론조사에서 시사하듯이 중도 확장성까지 갖춰지면 여야 대선 지지율 두 자리수 진입은 시간 문제”라고 평가했다.    

※ 기사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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