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오피스텔 주인 B씨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대차 계약을 했다. 그 이유는 전입신고가 되면 그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되어 집주인 B씨가 1가구 2주택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계약은 그렇게 하였지만 그 후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나중에 떼일 것 같아 너무 불안한 나머지 그 계약을 깨고 전입신고를 해 버렸다. 그러자 B씨는 A씨에게 약속을 어겼다면서 자신이 입은 손해 모두를 청구하였는데 A씨는 B씨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가?

가. 구체적 사례
오피스텔 주인 B씨는 세입자 A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상 “용도란에 ‘업무용” 이라 기재하였고, 특약사항으로 “전입신고 불가, 만약 전입신고를 할 경우에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입자 A씨는 전입신고를 하였고, 그 결과 B씨는 기존에 환급받은 부가세를 모두 국세청에 반환해야만 했다. 이에 화가 난 B씨는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패소하였다.
 
나. 실질적으로 ‘주거용’으로 계약한 것이라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
세입자 A씨가 계약서 특약사항을 위반한 것이 분명한데 왜 승소하였을까? 이 사건의 쟁점은 세입자가 이 사건 오피스텔을 실질적으로 업무용으로만 사용하기로 약정하였는지 여부인데, 계약서 내용이 오히려 세입자가 거주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비춰진 것 때문이었다. 즉 “전입신고 불가”라는 내용은 세입자 A씨가 실질적으로 거주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집주인 B씨가 알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실질적인 계약은 주택임대차이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적용되는데, 세입자에게 불리한  특약내용은 항은 모두 무효이므로 A씨가 승소한 것이다.
 
다. 임대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경우 세입자의 전입신고를 막을 방법은?
결국 이 사건에서 B씨가 패소한 이유는 계약내용이 불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즉 임대차 계약서 용도란에 ‘업무용’이라고 기재되었고, ‘전입신고 불가’라고 표시한 것만으로는 세입자가 업무용으로만 사용하라고 제한한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다. 만약 이 사건 계약에 있어 B씨와 A씨 사이의 계약내용에 명백하게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특약이 있었다면 B씨가 승소하였을 것이다.
 
라. 오피스텔 주인 B씨는 왜 세입자인 A씨에게 전입신고를 못하게 했을까?
건물주가 사무용 오피스텔이나 상가에 대한 임대사업자 신고를 할 경우에는 분양가 중 건물 가격의 10%인 부가세를 환급받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이를 주거용으로 임대한 사실이 드러나면 이미 받은 부가세를 다시 반환해야 하므로 세입자로 하여금 전입신고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또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임대하면 해당 오피스텔이 주택으로 간주돼 소유자가 1가구 2주택이 되어 추후 한 채를 팔 경우 양도소득세가 많이 부과될 수도 있다.  

마. 오피스텔 세입자 입장에서 피해를 막으려면?
전입신고를 계속 거부한다면 주인과 합의해서 전세권, 임차권 내지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등기를 해야 나중에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다만 설정비용이 드는데 통상 이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부동산, 형사소송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2018년, 박영사)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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