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위 ‘보인카’ 인수…글로벌 헤어케어 시장 공략 본격화
중국시장 의존도 낮추고 북미 등으로 해외시장 판로 확대 속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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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럭셔리 화장품을 앞세워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의 해외시장 확대와 중국 사업의 높은 성장세로 올 상반기 매출 4조581억 원, 영업이익 706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상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해외시장 판로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와 유럽 등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탄탄한 럭셔리 브랜드로 경쟁력을 높여 국내외에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LG생활건강은 미국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Arctic Fox)’를 보유한 ‘보인카(Boinca)’의 지분 56.04%를 1억 달러(약 1170억 원)에 인수했다. 잔여 지분 43.96%에 대해서는 오는 2024년부터 2027년에 걸쳐 매수할 수 있도록 콜옵션을 부여받았다. LG생활건강은 해당 기간에 잔여 지분 전체를 취득할 계획이다.

알틱폭스는 2014년 미국에서 출시된 비건 콘셉트의 브랜드로 고급 패션 염모제가 주력 상품이다. 현재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전체 헤어컬러 제품군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이 이번 ‘보인카’ 인수를 통해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시장 진출이 가능하며, 향후 유럽·아시아 권역으로 확장이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신증권은 지난 1일 LG생활건강이 미국 헤어케어 제품 판매 회사 보인카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세계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알티폭스의 패션 염모제는 MZ세대(1980~2000년대생)에게 인기를 끌며 자사몰 뿐만 아니라 아마존, 샐리뷰티(Sally Beauty), 얼타뷰티(Ulta Beauty)에서 헤어 컬러 제품군 상위 3위에 속하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번 인수로 LG생활건강은 기존 '리엔', '엘라스틴' 브랜드로 일부 염모제 제품만 판매해왔던 제품 포트폴리오의 취약점 보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보인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425억 원, 순이익은 117억 원으로, 올해도 지난해 대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영업이익률은 30%대로 추정된다”면서 “LG생활건강의 연결 실적에는 9월부터 반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해외 매출액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외 지역으로 포트폴리오의 확장이 가능하다”며 “보인카의 영업이익률도 LG생활건강의 전사 영업이익률을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보인카 인수로 생활용품 부문 기초체력 강화”

IBK투자증권도 같은 날 LG생활건강에 대해 미국 헤어케어업체 ‘보인카’ 인수로 생활용품 부문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을 한층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알틱폭스는 현재 미국 아마존 헤어컬러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인기 업체로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에서 2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공격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3년 연평균 성장률이 89%에 달했다.

지난해 전 세계 헤어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90조 원이며 이 가운데 프리미엄 비중은 20% 정도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0년간 25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및 선진 시장으로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을 이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 2월 인수한 피지오겔은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 가치 상승의 대표적 사례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이번 인수는 프리미엄 패션 헤어케어 제품 강화와 미국 매출 활성화가 목적”이라며 “보인카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역량 전수와 소비층 확대를 통한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보인카의 실적은 이달부터 LG생활건강 생활용품 부문에 포함 예정이고, 분기당 매출액 약 100억 원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인카의 영업이익률은 약 30% 수준으로, 앞서 인수했던 피지오겔과 함께 LG생활건강 생활용품 부문 수익성 레벨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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