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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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 2021 국정감사(국감)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국감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기업 총수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국감장으로 향할 채비에 나선 모양새다. 올해 국감은 오는 10월1일부터 약 3주간 진행되며 지난 23일 공개된 1차 증인‧참고인 명단에는 재계‧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올해 국감을 두고 단순히 보여주기식 ‘윽박‧호통 국감’이 아닌 효율적이고 상식적인 감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주요 그룹 총수들과 유통, IT, 플랫폼 기업 수장들 대거 소환
- 10월1일부터 약 3주간 실시...증인 채택 두고 게임 업계 시끌


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국감) 시즌이 돌아오며 재계‧산업계가 고심에 빠진 분위기다.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실태 파악과 함께 감시‧비판 등이 이뤄지는 자리인 만큼 기업 총수들도 국감장에선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반면 그간 제기돼 온 비상식적인 국감이 올해에는 개선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상당하다. 보여주기식의 비효율적 감사 방식이 매년 관행처럼 이어져 온 만큼, 올해부터는 효율적인 감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나선 것이다.
 

[사진=양호연 기자]
[사진=양호연 기자]

국감장으로 향하는 총수들
증인 채택 관심 고조


의원들의 태도 변화가 기대되는 한편 올해도 기업을 향한 날선 감사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본격적인 국감이 시작되기 전부터 국감장에 증인으로 소환된 기업 총수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유통, IT, 플랫폼 기업의 수장들이 대거 소환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1년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23일 공개된 1차 증인 후보 명단에는 배보찬 야놀자 대표와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정주 넥슨코리아 대표,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 등을 비롯해 통신3사 대표이사들이 증인으로 포함됐다. 이와 함께 한민화 나이키코리아 이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정승인 BBQ 사장, 김영찬 골프존뉴딘홀딩스 회장, 박홍균 튼튼영어 대표 등의 이름이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다음달 5일 열릴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도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부를 증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한 상황이다. 농해수위 증인 신청 명단에는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강석근 서울우유 전직감사와 김창현 서울우유 경영지원상무(서울우유 갑질 횡포 논란 진위여부 확인), 이강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 사장(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출연을 촉구하고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을 비롯해 신동원 농심 대표, 함영준 오뚜기 대표, 송자량 삼양사 대표, 구지은 아워홈 대표 등 식품기업 수장들이 명단에 올랐다. 이 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환노위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국감 주요 쟁점이 아닌 만큼 최종 명단에 오를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농해수위와 환노위는 27일 국감 증인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플랫폼 기업 등 IT‧통신 국감行
게임업계 화두 ‘확률형 아이템’


산업계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IT기업들을 향한 국감이 올해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비롯해 대표 플랫폼 기업들의 국감행은 이미 화제를 모은데다가 최근 5G 통신 요금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통신업계와 게임업계를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플랫폼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질의와 함께 올 초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국감에서 거론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콜 배정 관련 논란과 관련해 질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독점적 시장구조에 따른 이용자 수수료 상승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전망으로 소비자 기만, 온라인 플랫폼시장 성장에 따른 입점업체 보호 정책, 계열사 신고누락, 경쟁 계열사 인수합병, 기업집단 현황 공시 관련, 공세적 M&A로 인한 골목상권 위협, 과도한 수수료 착취 부과 구조형성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플랫폼 기업 만큼이나 통신업계와 게임업계를 향한 국감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손꼽힌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5G 품질문제로 인한 불공정 약관, 불완전 판매 등과 관련한 질의를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커버리지 문제와 요금제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야기했다는 점에서다.

특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중심에 오른 만큼 정무위 증인 목록에 오른 김정주 넥슨코리아 대표는 물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관련한 이슈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최근 한국게임학회가 김택진 대표를 확률형 아이템 관련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까지 발표하면서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기업들을 향한 날선 시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이슈의 중심에 엔씨소프트가 오른 만큼 올해 국감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는 듯하다. 이 외에도 김 대표의 고액연봉과 상여금, 주식배당금 문제, 부인과 동생이 경영진에 참여하고 있는 가족경영의 문제 등과 관련한 이슈도 이어질 전망이다.

점주‧주주피해, 갑질 등
불공정 거래도 이슈


유통업계에 불어든 하도급법 위반이나 가맹거래법 위반, 불공정 거래를 둘러싼 논란도 국감장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오너 리스크에 따른 대리점주 및 주주 피해와 관련해 증인에 채택된 상황이다. 앞서 문제된 ‘불가리스 사태’에 따라 대리점과 주주 피해를 입혔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발표와 보유 지분 매각 후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지만, 지난달 한앤컴퍼니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철회했다.

이 외에도 홍 회장은 육아휴직 여성 직원에 대한 부당인사 조치 건과 관련해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대리점, 공급업자 간 불공정 거래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정승인 BBQ 사장은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 구성과 관련한 본사 갑질(계약 갱신 거절 등)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앞서 BBQ는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가맹점에 대해 계약 갱신 거절과 협의회 활동 중단 각서를 작성 등의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한민화 나이키코리아 이사는 하도급법 위반, 박홍균 튼튼영어 대표는 가맹거래법 위반 관련 신문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발간한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2009년 첫 발간 이후 올해 13번째 발간됐다. 보고서는 제1부 ‘2021 국정감사 정책자료’와 제2부 ‘2020 국정감사 시정 및 처리결과 평가’로 구성됐으며 총 685건의 이슈가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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