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신연락망 복원 보도 당일 신형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
北 투트랙에 정부 “예단 않고 종합적으로 대응할 것” 신중론만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북한이 남북 소통채널 복원 계획을 밝히는 등 유화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뒤로는 잇따라 신형 반(反)항공미사일 시험을 자행하는 등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남북 외교전선을 쥐락펴락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양면 전략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1일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달 30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신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이 9월30일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의 종합적 전투성능과 함께 발사대, 탐지기, 전투종합지휘차의 운용 실용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남북관계와 국방력 과시는 별개라는 대남(對南) 기조를 재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시정연설을 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정상회담 논의 및 종전 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지 불과 3일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북한 신형 반항공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뉴시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 신형 반항공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뉴시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이번에 시험발사된 미사일은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된 신형 지대공 유도 미사일로 추정된다. 이번 시험발사가 미사일 자체 성능은 물론 발사대, 탐지기, 지휘차의 기능을 재검증하는 차원이라는 게 국방과학원 측 설명이다.

북한은 올 들어 미사일 시험발사를 7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지난 9월에만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반항공미사일 등 무려 4종의 신규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렇듯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짓지 말라며 남 측에 고압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만큼, 신무기 개발과 대남 유화 제스처를 병행하는 양면 전략을 지속 전개할 공산이 크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느 한 면만 보거나 어느 한쪽으로 예단하지 않고 면밀한 평가와 종합적인 분석을 토대로 신중하게 대응을 할 것”이라며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및 당국 간 대화 재개 등을 통해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일관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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