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예비 경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4명만이 진출할 수 있는 본선에 누가 진출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명 중 3명은 확정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보수진영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1위와 2위를 달리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본경선 진출이 확실시 된다.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다만 4위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캠프와 홍 의원 캠프 내에서는 누가 4위가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 2021.09.28.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 2021.09.28.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 손익계산서 따져보니…
여론전 홍준표>윤석열>유승민, 4위 싸움 원..3파전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본선 경선 진출이 유력한 후보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그리고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사실상 21중 양상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4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론조사 70% 반영, ‘4쟁탈전 치열

2차 예비경선은 특성상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대선 후보가 유리하다. 당원투표 30%, 여론조사 70%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916~18일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홍 의원 30.2%, 윤 전 총장 21.8%, 유 전 의원 10.2%였다. 이어 원희룡 전 제주지사 2.8%, 최재형 전 감사원장 2.1%, 하태경 의원 1.1%, 황교안 전 대표 1%순이었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뢰로 지난 917~18일 양일간에 걸쳐 18세 이상 남녀 14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30%)과 윤 전 총장(29.5%)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유 전 의원(9.8%)이 추격하는 양상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황 전 대표 2.7%, 최 전 원장 2.4%, 하 의원 2%, 원 전 지사 1.9%였다.

지난 928일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실시한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에서도 홍 의원, 윤 전 총장, 유 전 의원의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4위 자리를 놓고는 원희룡황교안 각각 1.7%, 최재형하태경 0.8%, 안상수 전 의원 0.4%였다.

같은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하태경 의원이 2.3%4위를 차지했다. 이어 황교안 2.0%, 원희룡 1.7%, 최재형 1.4%, 안상수 0.7% 순이었다.

당초 국민의힘 내에서는 최 전 원장을 유력한 4위 후보로 꼽았다. 국민의힘 입당 등으로 여론조사에서 한때 홍 의원을 앞선 조사도 있었으나 이후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머물렀다. 캠프 해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상태다. 최 전 원장의 고전으로 인해 4위 전쟁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그 자리를 나머지 후보군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황교안 전 대표다. 지난 총선 당시 공천에 영향을 줬던 일부 현역의원들이 물밑지원하고 있으며, 태극기 세력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안상수 전 의원도 문재인 정부 등을 향해 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우며 4위 입성을 노리고 있다.

원희룡 지사, 뉴시스
원희룡 후보, 뉴시스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그리는 최상 시나리오는?

4위 싸움이 치열하다보니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캠프와 홍 의원 캠프는 복잡한 계산에 들어갔다. 4위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본선 경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4위에 오르지 못한 후보들의 지지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지지층이 겹치는 후보들은 2차 본선 경쟁에서 내심 컷오프 되기를 바라는 뉘앙스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본 경선 승리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후보들인 것은 현실이지만 21중 구도에서 4위로 경선 레이스를 뛰는 자체가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들 세 후보가 모두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 보궐선거 국민의힘 유력 후보들인 것도 흥미로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원들의 투표율, 당원들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등 어느 것 하나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4등 후보를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캠프에서도 내심 손익계산서를 뽑고, 누가 유리한 지를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4명이 올라갈 수 있는 본선에서 누가 오르느냐에 따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본선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윤 전 총장 측에서는 원 전 지사가 올라오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홍 의원과 지지층이 겹치기에 윤 전 총장 지지율 상승에는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홍 의원과 원 전 지사는 기성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지점이 있다원 전 지사가 본선에 진출하면 홍 의원과 원 전 지사 표심이 갈라짐에 따라 윤 전 총장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 캠프 측에 몸담고 있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4위 원희룡 최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반면 홍 의원 캠프 진영에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위로 본선 티켓을 확보하길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마지막 승차가 누가 되든 관계없지만 최 전 원장의 경우 윤 전 총장의 표심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공직자를 지내다가 대선 출마로 직행한 정치인이다. 특히 정치권에 처음 입문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 때문에 지지층이 겹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측 한 인사는 최 전 원장이 본선 티켓을 확보한다면 윤 전 총장이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결국 양 캠프는 각각 윤석열-원희룡’, ‘홍준표-최재형조합을 최상의 대진표라고 보고 있는 반면, ‘윤석열-최재형’, ‘홍준표-원희룡조합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은 하태경 불리 최재형-황교안 최상

최재형 후보, 뉴시스
최재형 후보, 뉴시스

3위를 달리고 있는 유승민 캠프 진영에서는 최 전 원장과 황교안 전 대표가 내심 4위를 차지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하태경 의원이 본선 티켓을 확보하면 불리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하 의원의 경우 유 전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함께 몸을 담은 이력이다. 이런 까닭에 하 의원이 본선 티켓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레 유 전 의원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인사는 “3강 대선 후보들의 4위 후보 선호도는 뚜렷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대면 민심잡기 상황과 3차 컷오프가 당원 50%인 만큼 당원들의 선호도가 비슷한 후보들의 4강 대결구도를 피했으면 하는 게 각 캠프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고 사퇴했듯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윤석열-홍준표-유승민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도록 4위 후보가 중도 사퇴해 특정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