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세계 동물의 날 맞아 동물보호단체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 진행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이 이슈로 떠오르며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세계 동물의 날’을 맞은 4일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을 희생시키는 육식 문화와 동물 실험 등을 지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한 참가자는 동물 탈을 쓰고 바닥에 누워 ‘동물은 음식이 아니다’ ‘동물은 전시용이 아니다’ 등을 외치기도 했다. 

4일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800억 이상의 소, 돼지, 닭 등 동물들이 인간의 음식으로 쓰이기 위해 평생을 학대 속에 살다가 죽어가고 있다”며 “특히 ‘공장식 축산’은 감금틀 사육을 기본으로 해 수많은 동물들이 착취당하며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 실험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매년 약 2억 마리 이상의 쥐, 토끼, 개, 원숭이 등이 인간의 실험을 위해 고통을 당하며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만 2020년 414만 마리의 동물들이 실험으로 희생됐고 매년 15%이상 동물 실험이 증가하고 있어 한국은 ‘동물실험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2017년 국내 308만 마리의 동물 실험 중 동물에게 마취제나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는 고통 D등급과 E등급 동물 실험이 전체 동물 실험의 2/3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측은 “인간에게 나타나는 2만 가지 질병 중 동물과 공유하는 것은 1.16%에 불과하다”며 “동물 실험이 인간에게도 똑같은 결과를 나타날 확률은 5~1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또 “매년 1억 마리 이상의 너구리와 담비, 여우 등 야생 동물들이 모피로 만들어지기 위해 희생되고 있다. 사람들은 모피를 얻기 위해 작은 철창 케이지에 야생동물들을 감금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모피 수입, 소비국 중 하나가 됐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통과 아픔을 느끼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동물들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며 “과도한 육식 문화를 지양하고 채식 위주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은 기자회견 뒤 동물 탈을 쓰고 광화문네거리에 누워 ‘동물은 음식이 아니다’ ‘동물은 모피용이 아니다’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회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육식 위주의 사회로서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제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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