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은 3년 만에 시행사 ‘화천대유재산관리(화천대유)’에  천문학적 수익을 안겼다. 화천대유는 3억원을 투자해 배당 이익금 3,463억원을 벌어들여 투자금 대비 1100배를 거둬들였다. 정치권과의 유착, 뇌물, 불법 로비 등의 검은 고리를 의심케 한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미국 대통령을 사퇴케 한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 ‘대장동 게이트’로 훼자된다.  

  이 개발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대 27만8000평에 주택 5903 가구를 조성한다.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4년 민간업체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을 설립, 화천대유를 콘소시엄 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시 성남 시장은 오늘의 이재명 경기 지사였다. 그는 “이 설계는 제가 한 겁니다”고 지난 9월 말했다.

  ’대장동 게이트‘ 의혹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미 구속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 씨와 ’머니투데이‘ 경제지 기자였고 화천대유의 소유주인 김만배 씨 둘이 먼저 꼽힌다. 이 사람들은 이재명 지사의 측근이다. 김 씨는 권순일 대법관이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끌어내도록 로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권 대법관은 퇴임 후 김만배의 화천대유로부터 월15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그런가하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대리급으로 6년 근무하고 산재보상 등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곽 의원은 아들의 과다 퇴직금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몸통이 이재명이다” 등 의혹을 제기하자 이 대표를 향해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封庫罷職) 하도록 하겠다”고 반격했다. 또 이 지사측은 8700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의 배당을 받은 남욱 변호사가 한나라당 출신이었다며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2008년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회 19명 부위원장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지사가 대장동 “설계는 제가 한 겁니다”고 실토했던 만큼 그는 “몸통”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 지사측의 “국민의힘 게이트‘ 주장은 몸통을 야당에게 덮어씌우려는 책임전가로 의심케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만배 씨의 누나가 2019년 4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의 단독 주택을  매입한 것과 관련, 윤 전 총장을 ‘대장동 게이트’ 공범으로 엮으려 한다. 민주당은 ‘윤석열 게이트 실체가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나 윤석열측은 매매 당시 상대가 누군지 몰랐으며 부친의 건강 문제로 빨리 처분하기 위해 싸게 팔았다며 매매관련 통장내역까지 공개했다. “윤석열 게이트” 주장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을 윤석열에게 전가키 위한 걸로 추측된다. 이 지사측의 반격을 듣다보면 ‘대장동 게이트’ 몸통은 이재명이 아니라 국민의힘으로 뒤집힌다. 혼란스럽다.

  이재명측의 “국민의힘 게이트” 반격을 접하면서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궤변학파(Sophists:소피스트)’를 떠올리게 된다. 소피스트들은 흑을 백으로 속이는 궤변을 훌륭한 변술로 간주한다. 법을 어겨도 발각되지 않으면 죄가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측이 ’대장동 게이트‘를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몰아세우는 걸 보며 2500여년 전 소피스트의 궤변을 상기케 한다. 순금 아닌 도금은 벗겨지고 만다는 금언이 있다. 이 금언처럼 ’대장동 게이트‘의 진짜 몸통도 벗겨지고 만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 “1원이라도 이득을 봤다면 공직에서 다 사퇴하겠다”고 했다. 이재명은 깨끗하다면 야당의 특검 요구를 “적폐들의 수법”이라며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1원이라도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 본면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