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확정됐다. 대장동 커넥션(connection)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진행된 제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결과 이낙연 후보가 62.37%를 득표하고, 이재명 후보는 28.30%의 득표에 그친 압도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세균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중도사퇴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것이다.

이낙연 후보 측에서 중도사퇴 후보의 득표를 무효화하는 당규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송영길 대표 엄호하의 당무위원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이낙연 후보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인사를 건넸으나, 이재명 후보가 원하는 원팀으로 대선에 임할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경선과정에서 이심송심논란을 일으켰던 송영길 대표는 이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필사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지원할 것이다. 설사 이재명 후보가 썩은 동아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믿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조고 이상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요할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는 이제 명실상부한 깐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낙연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수없이 제기한 불안한 후보 이재명. 객관적으로 후보를 평가한다면 이재명 후보는 여당후보로서는 불안한 후보임에 틀림없다. ‘형수쌍욕논란여배우스캔들과 같은 개인인격에 관한 문제부터 기본소득논란의 정책문제, ‘대장동개발의혹의 비리문제,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족사문제등등 앞으로 5개월이 채 남지 않은 대선까지 수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러한 불안한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가 여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직도 적폐청산에 목말라 있지만, 고구마 문재인 대통령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여당 지지자들이 적의 목을 단칼에 잘 벨 것 같은 칼인 이재명 후보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적의 목을 잘 벨 수만 있다면, 그 칼이 양날을 가진 칼이어도 어쩔 수 없다며 만들어낸 후보가 이재명 후보인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후보는 깐부가 되었다. 오징어게임의 깐부는 경제공동체이지만, 이들의 깐부는 정치공동체이다. ‘깐부가 대통령이 되면 송영길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시절 그토록 원하던 국무위원이 될 기회를 잡을 것이다. 국무총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의 하나 대장동개발의혹과 관련하여 이재명 후보의 범법행위가 드러나면, 그는 졸지에 공범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깐부공범은 백지 한 장 차이이기 때문이다. ‘깐부의 탄생이 공범의 탄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양날을 가진 칼의 무서움이다.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더라도 모두가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는 일본의 속담이 있다. 집단주의를 숭상하는 일본인들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함께라면 두렵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믿음이 불의의 사고까지 방지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우리 선조들의 속담이 더불어민주당에는 더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다.

송영길 대표는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을 받고 일베수준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원팀을 간절히 원하는 당대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결국 이 발언이 당내 혼란을 야기하자 송영길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재명으로 대선후보가 확정됐으니 그 입 다물라!’던 그의 위용이 스스로의 입을 다물게 한 것이다. ‘깐부를 맺은 대선후보와 당대표 모두 입이 리스크다. 그 입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정권재창출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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