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다. 당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세론이 형성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윤 전 총장이 ()’자 논란,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소동 등의 각종 실수로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지지율은 하락세다. 다만 국민의힘 현역의원들 영입으로 인해 당심에서는 앞서고 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2030세대 지지세와 함께 윤 전 총장의 실수로 인해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제치고 있고, 야권 대선 후보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이 당원 50%,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막판 변수는 당심이 민심따라 움직일지’, ‘당심이 민심을 앞설지여부다. 그리고 굳어진 윤석열-홍준표’ 2강 체제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대전 서구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1.10.25.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대전 서구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1.10.25.뉴시스

-115일 결과 발표 당심 윤석열 민심 홍준표 승자는
- 본선 경쟁력 의심 받는 , 정체성.자질론 휩싸인

115일이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결정된다. 국민의힘은 최종 대선 후보 결정을 앞두고 여론조사 문항을 양자대결을 전제로 한 4지선다로 결정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당원 50%, 여론조사 50%가 적용된다. 민심과 당심을 절반씩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심에서는 홍준표, ‘당심에서는 윤석열

선두 주자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예측이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뚜렷한 흐름이 보인다. 윤 전 총장은 하락세, 홍준표 의원은 상승세다.

실제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25~26일 양일간 전국 성인남녀 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41.9% 홍준표 39.3%’, ‘이재명 45.8% 윤석열 35.7%’를 기록했다.

또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성인남녀 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재명 38.6% 홍준표 43.7%’, ‘이재명 42.7% 윤석열 38.7%’였다. 홍 의원이 유일하게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2~23일 성인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이재명 35.3% 홍준표 50.9%’로 홍 의원이 큰 격차로 이 후보를 앞섰다. 윤 전 총장도 이재명 39.1% 윤석열 45.9%’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이 유일하게 뒤졌던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도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에브리미디어가 경북매일 의뢰로 지난 8103일간 대구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1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윤 전 총장이 36.8%, 홍 의원은 34.2%의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도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민심은 홍 의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세론이 무너진 배경에는 각종 설화에 휩싸이면서 불안한 후보라는 이미지가 형성된 탓이 크다. ‘()’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발언을 했다가 유감을 표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 윤 전 총장의 반려견 SNS ‘토리스타그램에서 윤 전 총장이 토리에게 인도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국민을 개로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잇따른 실수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목이다.

일부 현역의원 중립 선언, 당원 표심도 '예측불허'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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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에서 밀리자 윤 전 총장은 지지세 위기에 있는 당원 표심잡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원 투표율이 올라가면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현역의원들을 연일 영입하고 나섰다. 5선이자 대구경북의 중진인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김태호 의원, 심재철 전 원내대표 등을 영입했다. 이에 따라 당심민심따라 변할 수 있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조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울산시당위원장인 박성민 의원도 영입하면서 홍 의원에게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온다.

반면, 홍 의원 측은 경선 막판 당원들의 마음만 잡는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실제 홍 의원 캠프는 실무진은 물론 본부장급 인사들까지 서둘러 짐을 챙겨 지역으로 내려가 당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민심이 앞서고 있는 만큼 민심 따라 당심도 이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특히 윤두현 의원을 비롯해 일부 현역의원들은 당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밀거나 당원 여론조사에서 누구를 찍거나 모두 자유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 경선에 줄서기는 하지 않을 것이며, 당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한 밀어붙이기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탓에 홍 의원 측에서는 민심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당원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윤 전 총장이 당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당심이 민심을 따라 윤 전 총장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도 당심도 민심을 따라간다. 지난 6월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당시 후보에 대해 거부감도 있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을 목격한 당원들이 이 대표 쪽으로 기울어버렸다홍 의원이 TV토론회 등에서 윤 전 총장을 압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당원들 마음도 윤석열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원들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들리지만 당원 투표 비율이 높아진 마지막 경선 국면에서 당원들과 접점이 누구보다 높은 현역의원들의 가세는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종변수 후보단일화, 성사시 경선판 흔들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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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당심과 민심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변수는 후보 단일화. 2가 박빙의 승부를 펼침에 따라 판을 흔들만한 큰 한방이 필요했던 것이다. 특히 윤 전 총장 측은 지지율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서 판을 흔들 카드로 단일화가 최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바로 윤석열-원희룡 단일화.

실제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당초 홍준표-유승민 단일화 시나리오를 담은 출처 불명의 정보지가 돌기 전에 원희룡 중도하차설’, 이른바 윤석열-원희룡 단일화가 먼저 거론됐다. 원희룡 전 제주시에 우호적인 모임인 희망오름포럼 소속 이채익, 박대수, 황보승희 의원 등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나선 것을 두고 단일화를 위한 물밑작업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홍준표-유승민 단일화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특히 캠프 측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말들이 여의도 정치권에 확산된 것이 원인이다. ‘대장동 1타 강사로 흥행에 성공한 원 전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유 전 의원이 원 전 지사에게 밀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다. 이 때부터 근거없이 유승민 중도사퇴론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카카오톡 등을 중심으로 홍준표, 유승민에게 첫 총리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면서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단일화는 없다고 공언한 홍준표와 유승민이 실은 이미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 교환을 하고 있다홍준표 쪽에서는 유승민에게 DJP 연합에 준하는 사실상 공동 정부 구성을 제안하면서 유승민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모든 후보가 하나같이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 측은 단일화는 윤석열식 정치와 맞지 않는다전혀 머릿속에 없다고 말했고, 원 전 지사 측도 단일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지라시 정치를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고, 유 전 의원 대선캠프는 공지를 통해 지금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단일화관련 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일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보들 간 캐릭터가 강해 단일화가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정책 역량이 강점으로 꼽히는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가 막판 역전극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마지막까지 단일화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원들의 표심도 3위와 4위로 기울기보다는 이기는 쪽으로투표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경선에서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위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단일화로 향후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것도 실리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언제든지 단일화 물밑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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