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지 내리다 주머니 속 동전들 사방팔방으로 굴러다닐때.
10원짜리라면 상관 안하겠지만 500원 짜리는 절대 포기 못한다. 바지 다시 올리고 옆칸에 가서 노크한다.

2. 벌어진 문틈으로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때.
2~3mm라면 그냥 참겠는데, 5mm이상이면 진짜 열받는다. 몸을 최대한 좁혀서 문틈 밖으로 나를 노출시키지 않으려 무지 애쓴다. 일 끝나면 골반뼈까지 뻐근하다.

3. 남녀공용인데 밖에서 여자가 기다릴때.
초기에 방구 소리라도 날까봐 신경쓰인다. 헛기침도 해보고 물도 내려보고 하지만 불시에 나오는 소리에는 대책없다.

4. 휴지없어 살펴보니, 왠 뭉치 휴지.
화장지걸이 위에 돌돌 말린 휴지 뭉치, 닦으려 펴보니 벌써 누가 끝낸… 누군지 잡히면 죽여버리고 싶다.

5. 문고리 없는 화장실에서 손잡이 잡고 일 볼때.
엉거주춤한 자세(일명 기마자세)로 5분만 버티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이마에서 구슬 땀 난다. 더 황당한건 밖에서 눈치없는 사람이 문 열려고 졸라 당길때.(운동회 줄다리기 저리가라다) 변기와 문과의 거리가 멀때는 거의 치명적이다.

6. 겨울에 바바리입고 들어갔는데 옷걸이 없을 때.
바바리 걷어올려 안고 있으랴 바지춤 내리랴 정신없다. 잘못해서(특히, 일끝나고) 새로산 바바리 끝자락 변기에 빠지는 날엔 울고 싶어진다.

7. 담배꽁초 휴지통에 버렸는데 거기서 연기날 때.
침을 퉤퉤 뱉어봐도 꺼지지 않으면 최후엔 휴지통 속에 손 집어 넣어 끈다.

8. 옆칸에 어떤 놈 계속 뭘 요구할때(?).
담배 한 개비만 빌립시다 (밑에서 손이 쑥~) 죄송하지만 불도 쫌 (다시 쑥~) 휴지도 쫌 (또다시 쑥~)
(귀신은 뭐하나, 저런 화상 안잡아가고…)
마지막으로 청소하는 아줌마 밀대자루가 앞에서 쑥~ 못피하는 날엔 구두가 낭패당한다.

9. 변기에 침을 뱉는다는게 실수로 거시기 맞았을때.
원망할 사람 아무도 없다. 휴지 열심히 풀어 닦고 또 닦는 수 밖에.

10. 위에 것들 중 세가지 이상 중복될 때.
문틈 많이 벌어지고 문고리 없는 화장실에 바바리 입고 들어가 일보는 와중에 휴지통에서 불날 때 등등… 두말하면 잔소리다. 거의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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