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부부 싸움을 하며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었다. 둘의 부부싸움은 굉장해서 동네가 떠나가라 시끄럽기로 유명했다.
특히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툭하면 때리고 괴롭혔으며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날아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절대 할멈보다 먼저 죽지 않을것이여! 할멈보다 훨씬 오래오래 살 것이여! 혹시라도 내가 먼저 죽으면 관뚜껑을 열고 흙을 파고 나와서 엄청나게 할망구를 괴롭힐꺼야! 각오혀!”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장사를 지내고 돌아온 할머니는 드디어 평생을 괴롭히던 할아버지가 없어졌다며 동네 사람 모두 불러 잔치를 베풀고 신나게 놀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옆집 아줌마가 할머니에게 걱정이 되는듯 물었다.

“할머니 걱정이 안되세요? 할아버지가 관뚜껑을 열고 흙을 파고 나와서 괴롭힌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그러자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 그럴줄 알고 내가 관을 뒤집어서 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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