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최적의 조합을 찾아라.”

여야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서 내년 3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재보궐 선거판도 달궈지고 있다. 대선정국에서 보궐선거 지역 민심도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여야에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사실상 미니 총선분위기로 변화하면서 여야가 거물급 인사들을 출격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야의 대선 승리 전략과 맞물려 거물급이 맞붙는 빅 이벤트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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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임종석, 이준석, 박영선 최재형 들의 전쟁
종로.서초, 충북 청주상당, 경기 안성, 전북 전주을, 대구 중남

내년 39일 재보궐선거 지역은 최대 5~6곳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와 서초갑, 충북 청주 상당, 경기 안성, 전주 전주을, 대구 중·남 등이다. 이중 서울 종로와 서초갑은 이낙연 전 대표와 윤희숙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이다. 청주 상당의 민주당 정정순 의원은 회계부정 혐의 등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됐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대구 중·남의 무소속 곽상도 의원에 대한 사퇴 표결이 진행되면 이곳 역시 대선과 함께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 외에도 민주당 이규민 의원과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3·9 재보궐선거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선과 함께 열림에 따라 3·9 재보궐선거가 미니 총선분위기를 띠게 되자 여야는 싹쓸이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선 승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야의 필승 전략과 맞물려 거물급들의 실제 출마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주변에서도 거물급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종로, 서초 보궐선거, 거물급 인사들 거론

그 중에서도 단연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바로 서울이다. 각 당의 대선 후보가 사실상 후보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당의 전권을 위임받는 데다, 러닝메이트를 스스로 고른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정치 1번지인 종로다. 민주당에서는 대중적 인지도와 정치적 무게감을 갖춘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했던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후보군에 속한다. 대선 후보 경선을 완주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꼽는 이들도 적잖다. 경선에서 윤석열 저격수를 자임했고, 이재명 후보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강점이다. 이 밖에도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거론된다.

당 외부에서는 대선 행보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신당인 새로운 물결창당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에서 영입 시엔 외연 확장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대선 경선에 탈락한 후보들이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종로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거친 뒤 패배한 후보가 종로에 출마할 가능성에 따라 제3지대의 후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거론된다. 이 외에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 여기에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정욱 전 의원이 종로 출마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도 나온다.

윤희숙 전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보수텃밭 서초갑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여성 4인방 출마가 예상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국민의힘 서초갑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하며 구청장 사퇴 통보서를 서초구의회에 제출했다. 이 외에 정미경 최고위원, 김기현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전희경 전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에서는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당 사무부총장인 이 위원장은 20, 21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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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청주 상당, 인물난 후보 난립

안성 재보궐 선거 역시 주목받고 있다. 안성은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으나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이젠 보수텃밭이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이규민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민주당은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중량감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 민주당에서는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사실상 없다. 현재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대통령 비서실 연설비서관 행정관을 지낸 윤종군 경기도 정무수석과 임원빈 전 지역위원장, 김보라 안성시장 등이다. 윤 정무수석은 의원직과 안성시장 중 어디에 출마해야 될지를 고민 중이다. 임 전 지역위원장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김 시장은 출마 가능성이 낮다.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학용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김 전 의원은 18~20대 국회의원을 안성에서 지낸 중진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이규민 전 의원에게 4200여표 차이로 낙선했으나 지역을 누비며 재도약의 기회를 노려왔다. 특히 이 전 의원이 의원직 상실을 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 부정적 여론이 감지되고 있는 동시에 국민의힘 지지 여론도 확산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다.

김 전 의원도 선거에서 패배한 후 지역을 누비며 봉사 활동을 했다. 여러 곳을 가보니 안 보였던 부분이 보여 의미 있는 경험이 됐다. 다시 한번 선택을 받아 안성시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 상대가 누가 됐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밝혀, 강한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청주 상당도 안성과 비슷한 상황이다. 청주 상당의 최대 관심사는 정우택 도당위원장의 상당 복귀와 5선 재도전 여부다. 정 위원장은 상당구 출마를 위해 흥덕구 당협위원장 사퇴서를 제출한 뒤 조직위원장 공모에 응했다. 선거 출마를 위해 상당구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면 곧바로 당협위원장 선출 절차를 밟게 된다.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선출되는 당협위원장은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조직위원장 공모에 노동영 변호사, 신동규 서울시당 지역화합위원장, 신동현 중앙당 지방자치위원, 임병윤 공인중개사 등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들 모두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외에도 원희룡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오제세 전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정우택 위원장에 맞설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후보군은 많지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방점을 둔 상태라 상황에 따라 선거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출마 후보군으로는 박문희 충북도의장, 장선배 충북도의원, 최충진 청주시의원,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현웅 서원대 교수 등이다. 다만 인지도나 경쟁력면에서 정 위원장과 대결시 약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보수텃밭 대구 중·, 여당 전략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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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수령으로 인해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힘에 따라 대구 중·남구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후보군으로는 비례대표인 조명희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윤순영 전 중구청장, 임형길 홍준표 의원실 보좌관,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장원용 대구평생학습진흥원장 등이 자천타천 언급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재보궐선거가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는 점을 고려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인물을 전략 공천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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