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선 후보 선출...洪·劉·元과 원팀 여부 귀추
2030 압도적 지지 얻은 洪과의 결합이 최우선
윤석열號 선대위, 김종인·홍준표 쌍끌이 가능?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당내 경쟁자들과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윤 후보에겐 경선 과정에서 난타전을 폈던 홍준표 의원과의 연대가 최대 관건이다. 20·30세대와 민심에서 강세를 보이며 윤 후보를 압박했던 홍 의원과 통합을 이뤄내야 본선에서의 외연 확장성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도 및 개혁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소구력이 높은 유승민 전 의원과 ‘대장동 1타 강사’라는 경선 브랜드를 구축하며 존재감이 격상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결합도 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본경선 후보들을 언급하며 “세 분의 꿈과 비전을 제가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경선 토론에서 굉장히 격렬하게 또 어떨 땐 감정적인 문제까지 나오는 것처럼 보였지만 토론 시작 전이나 끝나고 나서나 서로 가까운 분들이고 서로 격려해가며 진행해 왔다”면서 “원팀을 이뤄서 반드시 정권 교체하는데 단결하고 화합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 명분을 내세우며 경선 여파로 인한 야권 지지층 분화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에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는 모두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정권 교체에 합심하자고 입을 모았다. 

앞서 이재명 후보가 선출되자 최대 라이벌이었던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경선 불복’을 선언하며 이의제기를 하는 등 잡음이 들끓었던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뒷풍경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야당 경쟁 후보들의 이같은 신사적 경선 승복 제스처가 원만한 원팀 합류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경선이 사실상 ‘윤홍대전’으로 치부됐던 만큼, 경선 토론회에서 윤 후보와 홍 의원 간 수위 높은 신경전이 오갔다. 실제로 도덕적 자질을 문제삼는 홍 후보를 향해 윤 후보가 “이제 (자신에 대한 공세를)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종종 드러낼 정도였다. 여기에 윤석열·홍준표 캠프 사이에서도 날선 대응이 오갔던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선 경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선 전후로 두 후보의 갈등 여파를 봉합할 수 있느냐를 두고 당내에서 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기왕 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상황이니 만큼, 윤 후보가 홍 의원과 경선 앙금을 털어내고 빠른 시일 안에 원팀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민주당 경선은 어땠나. 사사오입 등 시끌시끌했어도 결국 이재명 후보가 허리를 숙이고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지 않았나”라면서 “(윤 후보가) 경선 2위 후보를 적극 포용하려는 제스처가 필요하다. 김종인 전 위원장 등 원외 인사를 선대위로 끌어들이는 것보다 ‘홍준표 끌어안기’가 더욱 시급한 문제”라고 첨언했다.    

윤석열號 선대위, 김종인·홍준표 쌍끌이 가능? 

홍 의원은 당장 경선 결과에 승복하면서도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선대위 합류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방출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대위 참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 당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저의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 대로 거기까지”라고 적었다. 

이에 윤 후보는 20·30세대와 원외 표심에서 영향력이 컸던 홍 의원을 예우하는 등 선대위 영입에 최선을 다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선 2인자’의 선대위 합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킹메이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 선대위 등판 가능성이 거론됨에 따라, 홍 의원이 참여한 원팀 선대위 구성은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도 당 안팎에서 확산하고 있다. 홍 의원으로선 과거 복당 이슈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김 전 위원장이 껄끄럽기 때문이다.

윤 후보에겐 캠프 통솔과 정무적 전략 보완이라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이, MZ세대 표심 흡수를 통한 외연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 홍 의원의 힘이 절실하다. 윤 후보가 이들 두 인사를 모두 원팀으로 영입할 묘수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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