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2883억 원, 48.8% 증가…수익성 하락에 전망치 하회
“수익성 악화‧ 수요 둔화 동시에 작용”…업황 부진에 주가도 하락세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실적 악화와 전방 산업의 수요 둔화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종가는 전일 대비 7000원(3.23%) 내린 21만 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어진 11일에도 전일보다 2000원(0.95%) 내린 20만8000원으로 장을 열었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8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41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5.9% 늘었다.

원재료 상승과 국제물류비 증가로 인해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축소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수급 이슈 등으로 전방 산업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롯데케미칼의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전반적으로 제일 안 좋은 시기”라며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PE), 에틸렌글리콜(MEG)의 경우 당분간 공급과잉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8일 롯데케미칼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SK증권은 이날 롯데케미칼에 대해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5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주요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는 1개월 레깅 마진 기준 3분기 평균 각각 톤당 448.6달러, 559.3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각각 18%, 21% 감소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올레핀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7%로 지난 분기 14% 대비 대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LC Titan(동남아 법인)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가 겹치며 영업이익률이 4.4%로 저조했다고 진단했다.

올 하반기 이어 내년에도 공급 물량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2022년 에틸렌 생산능력 3년 연평균성장률(CAGR)은 5.6%로 지난 10년 기준 피크가 예상된다”며 “중국의 일관공정 설비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크래커 증설 물량이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과 화학적 재활용 및 수소 사업을 신규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순수화학의 실적 둔화 폭을 채울 새로운 성장동력의 가시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품 가격 정상화와 원가 상승이 부담이 되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밸류에이션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주가 상승 여력 64%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0.48배로 밸류에이션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50만 원에서 36만 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윤 연구원은 “회사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EV분리막 소재, 화학적 재활용 PET 생산, 말레이시아 사라왁에서의 그린수소사업 추진 등 ESG 강화를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PBR는 이러한 적극적 행보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주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주가 상승여력 64%를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확대된 3636억 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유가와 납사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에도 동남아 코로나 재확산으로 수요가 부진해 LC USA를 제외한 전 사업부의 마진이 감소했다”면서 “첨단소재‧아로마틱‧LC USA의 정기보수에도 불구하고 4분기에는 원료 투입가 안정화 및 동남아 코로나 완화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중국 전기료 급등에 따른 에너지 원가 상승, 중국 발개위의 에틸렌 30만 톤 이하 좀비 설비 폐쇄 명령, 석탄기반 화학설비 규제 지속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내년 공급 부담은 생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영증권도 롯데케미칼에 대해 내년 실적 추정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기존 36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25% 내렸다. 다만, 말레이시아 내 수소사업으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물류 병목현상을 비롯해 동남아 코로나19 재확산, 반도체 공급 부족, 중국 전력난 등의 대외변수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예정됐던 아시아 NCC 증설 물량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며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되고 있어 최근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중국 전력난으로 석탄 베이스 CTO·MTO 설비 가동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동남아 수요가 회복되며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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