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5일 선출되었다. 윤 후보는 종합득표율 47.85%로 홍준표 의원의 41.50% 보다 6.35% 더 앞섰다. 국민의힘 경선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합산해 최고 득표자를 가린다. 윤 후보는 여론조사에선 37.94%로 홍 의원의 48.21%에 밀렸으나 당원투표에서 57.77%를 얻어 34.80%에 그친 홍 의원을 제쳤다.

윤 후보는 피선 수락 연설을 통해 엄격한 법치와 합리주의 및 보수노선을 담았다. 그는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고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린 치명적 아픔 때문”이라고 했다. “분열과 분노,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고...법치*공정*상식을 되찾아 오겠다.”며 법치를 강조했다. 검찰총장 시절 대통령과 여당의 사나운 견제 속에서도 결코 굽히지 않았던 결기를 대통령이 되어서도 견지하겠다는 결의 표명이었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이 “합리주의자” 윤석열과 “포퓰리스트” 이재명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일 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의 창의와 혁신”이라며 경제가 “성장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복지에 쓸 곳간도 채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성장 보다는 분배를 외치는 “포률리스트” 이재명의 진보좌파 경제를 거부하고 보수우파의 성장 우선주의 경제를 강조한 대목이다.

윤 후보는 대북정책에서도 보수 노선을 천명했다. 북핵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철저한 공조를 통해 비핵화를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무기 전략재산 협의 절차를 마련하겠다며 한*미공조 강화를 역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위맞추기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불협화음을 빚어냈던 문 정권의 친북노선을 정면 거부한 말이었다. 윤 후보의 보수적 안보관은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청문회에서 이미 드러났다. 그는 주적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자신을 총장으로 지명한 문 대통령의 친북 코드를 의식하지 않고 그에 반하는 보수 안보관을 소신껏 피력한 순간이었다.

윤 후보는 법치를 앞세우고 보수적 시장경제를 강조하며 한*미 공조를 역설하는 등 보수 색깔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부 여권이 “분노조절 장애자”라고 폄훼할 정도로 믿는 것은 거침없이 내뱉는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테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일부는 공감했고 광주 시민들은 항의했다. 또 그는 주52시간제의 경직성을 비판하면서 “게임 같은 것 개발하려면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일리 있는 견해였지만 120시간 노동도 좋으냐는 반박을 초래했다. 그밖에도 돈 없는 사람은 ”먹으면 병 걸리고 죽는 것이면 몰라도...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돈 없는 사람은 불량식품 먹어도 괜찮으냐는 항의를 자초 했다.

윤 후보의 우직한 소신 토로는 옳다고 믿으면 두려움 없이 나서는 사내다운 결기를 엿보게 한다. 정치 지도자로서 믿음직한 장점이다. 동시에 자칫 자신을 과신한 나머지 외골수로 치닫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분열과 분노,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고 “법치*공정*상식”을 되찾아 오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분열”을 유발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윤 후보는 문재인 같이 국민들의 ”분열과 분노“를 자아내지 않도록 범법자는 법대로 엄히 다스리되 공정하고 따뜻한 통합의 유연성을 발휘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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