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경쟁사 대비 36% 저평가…이익 감소 우려 주가에 선반영”
유진투자證 “3분기 정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이 둔화할 것”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 70조 원을 돌파하는 역대급 호실적을 냈음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 마저 이달 들어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10거래일간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 259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00원(0.84%) 내린 7만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 말까지 매도 우위를 유지할 경우 개인은 지난해 11월 1조164억 원을 순매도한 이후 1년 만에 삼성전자 월간 순매도로 전환하게 된다.

올해 삼성전자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35조1324억 원에 이른다. 개인 소액주주도 지난해 말 215만3969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454만6497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D램 가격이 올 하반기에 내려갈 것이란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에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처음 6만 원대까지 추락한 지난달에도 개인은 2조4530억 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3분기 호실적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매수세도 한풀 꺾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상 최고의 매출과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올해 삼성전자 주가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라며 “기업 가치가 올라가려면 실적 너머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올려 잡았던 증권가도 최근 D램 가격 하락 등의 우려를 고려해 삼성전자 주가를 10만 원 아래로 다시 낮추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21곳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12일 기준 9만5870원으로 집계됐다.

이승우 센터장은 “3분기를 정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이 둔화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부진한 주가와 낮은 밸류에이션, 높은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하면 현 주가에서 하락 리스크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년 저점 대비 주가 최대 상승 폭은 최근 10년간 평균 84%로, 경험상 확인할 수 있는 주가 상승 기회는 적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IT 업종 최선호주…4분기 비중 확대 적기”

삼성전자의 주가 조정이 일단락됐다며 4분기를 비중 확대의 적기로 보는 의견도 나온다.

KB증권은 17일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 관련 우려가 예상보다 순조로울 전망이라며 주가 가격 조정이 일단락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4분기 들어 주가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0개월간 주가 조정을 거친 삼성전자의 내년 예상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주가순이익비율 12배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36% 저평가돼 있다”며 “이는 내년 이익 감소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당초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협상은 고객사 가격 저항이 크고 협상도 지연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예상보다 순조로울 전망”이라며 “이는 빠르게 소진되는 반도체 재고 영향으로 북미 서버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협상의 무게중심을 가격 인하보다 선제적 물량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북미 서버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는 3분기 대비 30% 이상 축소되며 반도체 재고 소진 속도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4분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3배 상승하며 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대형 M&A를 통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가 기대된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사업부 등과 협력해 AI(인공지능)를 이용한 메타버스와 NFT 시장에 신규 진입 등 향후 기업 가치 상승 요인이 다수 발생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정보기술(IT) 업종 최선호주로도 꼽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가 다운사이클에서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저점 형성 후 상승 추세로 바로 전환되기보다는 당분간 반등과 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 투자가 입장에서는 주가 반락 국면이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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