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현대차, 일자리 문제 해소위해 '의기투합'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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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정부와 현대차가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해소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촤악의 청년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보안책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일자리 문제 해소는 "현대차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히며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정부도 지난 16일에 발표한 인재양성 정책 혁신방안 등을 기반으로 청년들의 취업 교육 기회를 더 늘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국무총리 만나 청년 일자리 4만6000개 약속..."현대차의 당연한 의무"
- ‘청년희망ON’ 여섯 번째 기업 참여…김총리 “가장 큰 규모에 감사”


현대차그룹이 향후 3년간 4만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런 내용의 ‘청년희망ON’ 협약을 맺었다. ‘청년희망ON’은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기업이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사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향후 3년간 직접 채용으로 3만 개, 인재 육성과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만6000개 등 총 4만6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래 첨단 기술 분야인 로봇과 UAM, 수소,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서 청년 인력 채용을 대거 늘리기로 했다.

인재 육성과 창업 지원 확대를 통해 연간 5000여 개씩 3년간 총 1만6000개 간접 일자리 창출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인턴십(3400명), 연구장학생·계약학과·특성화고 업무협약 등을 통해 기술 전문 인재를 확보하는 '산학 협력'(5600명),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 미래기술 '직무교육'(6000명) 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타트업을 육성·투자하는 '제로원'(600명)을 비롯해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함께 사회적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H-온드림'(400명)을 통해서도 1000명의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대차그룹의 채용 프로그램을 위해 교육비 등을 지원한다.

정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기업으로서 사업을 많이 번창시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또 그 일자리에서 청년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롭게 시작하는 비즈니스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 부분에서 청년들이 더 많이 동참하고 학교에서도 산학이 함께 협력해 회사에서 바로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나 원재료 부족, 탄소중립 등 같이 헤쳐 나가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로보틱스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등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청년들의 창의력과 끈기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원천의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많이 취업하고 회사 내부에서도 많은 부분이 선순환 돼서 회사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회사의 의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하고 더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참여해주신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해 주신 현대차그룹에 각별히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 "고 정주영 회장님 자서전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왜 이름을 '현대'로 하셨나. '현대' 미래를 지향해 정말 발전된 미래 사업이라는 뜻에서 '현대'로 지으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늘 그분이 하셨던 '이봐, 해봤어?' (말을 들으면) 영원한 도전, 청년 도전 정신을 떠올리게 된다"며 "정몽구 명예회장님은 2007년에 이미 현대차 정몽구 재단을 설립해 우리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 줬다"고 치켜세웠다.

김 총리는 또 "오늘 정의선 회장님은 현대 가치를 '고객, 인류, 미래, 나눔'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오늘 청년희망ON 프로젝트를 그 일환으로 설계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정 회장을 향해 감사의 의미로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기도 했다.

- 사상 최악 청년 취업난 심각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연간 1만 명씩 청년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건 업계에도 고무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대기업이 나서서 청년일자리 만들기에 동참한다 하니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라며 "청년일자리 만들기를 시작으로 기업 경제가 살아나고 나아가 한국 경제도 살아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재계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작년까지 최근 11년간 연평균 15∼29세 청년실업률은 8.7%로 전체실업률 3.6%의 2.4배에 달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청년 기준인 15∼24세를 적용한 청년실업률 연평균 상승속도는 0.76%다. 이는 OECD 38개국 중 10위에 해당한다. 전체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 평균배율은 2.8배로 5위다.

정부도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기업이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사업 '청년희망ON'은 이번 현대차의 동참으로 총 6개 대기업으로부터 17만9000개의 일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앞서 KT, 삼성, LG, SK, 포스코가 이 협약에 참여했다.

김 총리는 "대기업과 함께하는 청년희망ON은 오늘부로(현대차 동참) 일단 1부 마감하게 된다"며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이나 다른 부분들은 더 준비해서 시작해볼까 한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향후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은 플랫폼·IT(정보통신) 분야 직종을 중심으로 '청년희망ON 프로젝트' 시즌2를 타진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지적한 '기업들 팔 비틀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김 총리는 "보시다시피 제 힘으로 무슨 팔을 비틀겠나"라며 "이건 정부만의 의무가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ESG)하고도 중요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과 정부가 다음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이에게 일할 기회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임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와 관련해 "(배터리 생산업체와) 같이 셀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직접 생산에 대해선 생산은 배터리 업체에서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선을 그엇다.

또한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관련된 질문에 "내년부터는 아니고 계획 중이어서 그 시기를 보고 있다"며 "전기차는 앞으로 2040년까지 계속 진행이 되는데 배터리나 반도체 등이 같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계획하고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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