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30일 오전 국민의힘 당대표실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금일 이후 이준석 당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되었습니다. 당 관계자 등 언론에서 보도되는 당대표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당초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아시아투데이 창간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불참했고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황입니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어느정도 예견됐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오후 7시55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웃음’(^^) 이모티콘과 함께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리며 다양한 해석을 키웠습니다.

이후 8시44분에는 ‘웃음’(^_^)와 함께 알파벳 ‘p’ 모양의 이모티콘을 또 다시 게시했습니다. ‘p’는 엄지를 내린 모양을 뜻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에 언론들은 이 대표가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본부장 등의 자리를 내려 놓을 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휴대폰을 꺼놔 직접적인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칩거에 들어간 셈인데 아무도 모든 일정을 보이콧 한 배경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전날 ‘패싱’ 논란으로 감정이 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충청권 지역 방문 일정을 자신에 알려주지 않거나,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이 대표의 반대에도 선대위에 합류한 것 등을 두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을 윤석열 후보 측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30일 충북 청주시 소재 2차전지 우수강소기업 방문 후 ‘이준석 대표와 오늘 연락한 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바빠서 사무총장하고 통화를 해서 이유라든지 이런 걸 파악해보고 한번 만나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자들이 ‘선대위 내부에서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어나는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글쎄 저도 잘 모르겠다”며 “나는 (후보로서) 해야 될 역할을 다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준석 대표의 갑작스런 칩거에 대해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래, 푹 쉬어라. SNS도 하지 말고, 전화 인터뷰만 해도 되는 방송인데 라디오 부스까지 달려가지도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조용히”라며 “그러면 당도 편안해질 거고, 윤석열 후보도 잔신경 안 쓸 거고, 그게 국민 걱정 덜어주는 거다”라고 비판했습니다.

2021. 11. 30 일요서울TV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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