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별세를 계기로 대통령들의 사후 평가에 대한 편향된 문제가 드러나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전두환 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의 주범이라며 조문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유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었는데 조문을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하더니 2시간 뒤 조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전두환이 국민의힘 뿌리 중 하나였는데도 부정적 반응이 드세 지자 조문을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주호영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조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빈소를 찾지 않았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도 조문을 가려고 했는데 절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다며 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서정갑 예비역 대령이 이끄는 국민행동본부는 일간신문에 광고를 내고 명복을 빌었다. ‘그 누구도 전두환과 그의 시대를 전면 부정할 권한이 없다! 직선제 개헌으로 제6공화국 시대를 연 고 전두환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고 했다. 직선제 개헌, 88 서울올림픽 유치, 경제성장 등을 업적으로 들었다. 고영주 변호사의 자유민주당도 신문 광고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단임 실현, 연간 10.1%의 고도 경제성장, 서울올림픽 유치 등을 기렸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저와 같이 부정과 긍정 두 쪽으로 갈렸다. 전두환에 대한 평가는 지나칠 정도로 정파의 정략과 개인적 감정에 지배되었다. 그로 인해 고인에 대한 기본 예우조자 갖추지 못했다. 전 전 대통령이 공 보다 과가 더 많다고 해도 그는 이 나라를 7년간 통치한 사람이다. 그래서 정파를 떠나 정치권은 고인이 된 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게 도리이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비정하게도 고인에 대해 학살의 주범이라고 내쳤다. 그런가 하면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도 처음엔 조문하려 했으나 여론이 나빠지자 포기했다. 정치 지도자 답지 않은 기회주의적 처사였다. 정치 지도자의 기본은 여론에 끌려 다니는 게 아니라 여론을 끌고 가는데 있음을 상기 하면 더욱 그렇다. 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KBS의 보도는 전 전 대통령을 언급할 때 마다 첫 머리부터 전 전두환 대통령을 빼고 전두환 씨로 잘랐다. 그리고 후속 언급에서는 매번 전 씨라고 했다. 마치 5.18 광주사태 피해가족 관련단체들이 전 씨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5.18 희생 단체들은 한이 맺혔다는데서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KBS는 전 국민들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이라는 데서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때 KBS땡 전 방송으로 지탄 받았다. 9시 시보가 땡하고 울리면 전두환 대통령은...” 하며 매일 그를 첫 머리 뉴스로 모셨기 때문이었다. 그 때는 땡 전하며 전두환에게 그토록 충성하더니 정권이 바뀌자 그에게서 전 대통령이란 호칭마저 박탈해버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집권세력에게 알랑대는 추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에게는 전두환을 비롯 이승만*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문재인 모두 공*과가 있다. 다만 차이만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그들에 대해 평가할 땐 반드시 공*과를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 정략에 치우치거나 개인감정에 쏠리면 균형을 상실한다. 흔히 과거 지도자 평가에 대해선 역사에 맡기자고 한다. 그러나 역사 또한 승자에 의해 쓰여 질 때가 있다는 데서 객관성을 상실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한 평가는 관직의 높고 낮음과 재력의 과*다를 떠나 모두 냉철한 객관성에 기초해야 한다. 이 객관성의 필요성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별세를 계기로 더욱 더 절실해 졌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