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입국자 열흘 격리…여행객·예비부부 등 대혼란, 결국 취소 사태
- 연말 특수 노리던 `유통 외식 업계` 허탈…소상공인 2년째 매출 폭락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위드코로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이 `오미크론`으로 또다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매출 하락은 물론 겨울 특수를 기대하던 여행업계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연말 이벤트를 준비했던 유통업계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는 6일부터 사적 모임 인원이 수도권 지역 6인, 비수도권 8인으로 제한된다. 이와 함께 식당과 카페에도 방역 패스가 확대 적용된다. 현재까지는 수도권에서 최대 10인, 비수도권 최대 12인의 인원 제한이 적용됐다.

- 방역 상황 악화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00명대를 기록하고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확인되는 등 방역 상황이 악화하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따르는 조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상에서 감염위험을 낮추기 위해 `방역 패스`를 전면적으로 확대 적용하고자 한다”라며 “식당과 카페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 적용하며, 실효성 있는 현장 안착을 위해 1주일의 계도기간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부터 연말, 연초를 대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던 관련 업계가 울상 짓고 있다. 일요서울이 소상공인이 밀접해 있는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장님들도 허탈한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중랑구에서 만난 한 소상공인은 "잠시나마 위드코로나를 기대했었다. 정부도 지난번 발표에서 위드코로나를 위해 한 단계씩 나아가겠다고 밝혀 이번에는 그 스텝을 그대로 이어갈 줄 알았다"라며 "코로나가 지나니 오미크론이다. 오미크론이 끝나면 또 모가 앞길을 막을지 막막하다"라고 했다. 이어 "이젠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가게를 언제까지 끌고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위드코로나를 기대하며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준비해 왔던 주류업계도 허탈한 속내를 드러냈다. 직장 회식이나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벤트를 준비해 왔던 터라 매출 우려 직격탄을 맞게 됐다.

그간 하이트진로는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외식 업소 1000곳에 세스코 전문 살균 서비스도 지원했다.

오비맥주는 친구ㆍ연인들이 식당에 모여 건배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통해 연말 모임이 풍성해 질 것을 기대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10월 말부터 `처음처럼` 소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 행사를 진행하면서 판촉 행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확산하면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유통외식업계는 2년 연속 최악의 연말을 보낼 전망이다. 사적 모임 인원이 또다시 축소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 기준이 강화되면서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따른 연말 모임 예약 취소도 이어지고 있어 매출 피해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 해외여행 취소 늘어

여행업계는 더욱더 울상이다.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입국객을 대상으로 10일간 자가격리 조치 시행을 결정했다. 이 정책 발표 직후 여행 커뮤니티에는 물론 여행사에도 여행 예약 취소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여행 취소 문제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라며 "지난해보다 더 심하게 여행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라며 한숨을 내 쉬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상 회복을 기대하던 시점에 오미크론으로 업계가 또 다시 긴장모드다"라며 "오미크론 확산 결과 및 각 나라별 대응방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했다. 

산업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현대자동차는 ‘오미크론’이 국내 확산 조짐이 보이자 당분간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지난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지침을 전달했다. 현대차는 지침을 통해 최근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유럽 및 오미크론 변이 발생국은 출장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자제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출장 자제령을 내린 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사내 감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게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최근 절정에 이르렀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서 다소 회복돼 밀렸던 물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산 확산이 생산 확대 분위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오는 6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현행 30%에서 40% 이상으로 상향했다. 
SK그룹은 아직 특별한 방역 지침을 내리지 않았으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임직원들에게 재택근무 활용, 비대면 회의 및 사적 모임 자제 등을 권고했고 포스코도 50인 이상 행사 및 집합교육 금지, 회식 금지, 체육시설 운영 중단 등의 방역 수칙을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오미크론은 최근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벨기에,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이스라엘, 홍콩 등 아프리카·유럽·아시아 10여 개국에 걸쳐 수백 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보고된 상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944명이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736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하루 만에 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국 중환자 전담치료 병상은 1157개 중 916개(79.2%)가 가동 중이고 241개만 남았다. 수도권만 따지면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8.1%에 달하고 85개 병상이 남았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 병상 대기자는 90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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