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화전민 출신 아버지” “소년공“ “비천한 집안” 등 빈곤했던 가족사를 꺼내며 감성에 호소한다. 1964년 출생인 이 후보는 초등학교를 나온 후 13세 때부터 소년공으로 일했다. 공장에서 프레스에 왼쪽 손목 관절이 눌려 손목이 뒤틀렸다. 이 장애로 군 입대는 면제되었다.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 중앙대 법대를 졸업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자 시도했고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은 걸로 지탄된다. 살인범인 친 조카를 변호한 걸로 비판되기도 한다.

이 후보는 12월4일 한 유세장에서 “제 출신이 비천하다” “아버지는 화장실 청소부” “큰 형님은 탄광노동자”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이라며 어려운 가족사를 강조한다. 그의 비천한 가족사 호소는 유권자들로부터 동정심을 유발할 수 있다. 이 후보의 어려운 집안 형편은 다른 대선 후보들이 공유하지 못한 가족사라는 데서 유리한 득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후보의 가족사 배경은 동시에 선거운동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 후보와 가족들은 “화전민 출신”이라는 아버지를 “법대 중퇴” 학력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 후보가 가족의 어려운 형편을 과장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사기에 족 하다. 또한  이 후보의 형수에 대한 욕설, 친형 정신병원 입원 시도, 살인범 조카에 대한 변호 등 도 선거운동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사례로 보아 어린 시절 가난이 도리어 대통령의 흠결로 작용될 수 있다는데서 이 후보의 가난 또한 대선에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룰라는 이재명과 같이 “비천한 집안”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룰라는 퇴임 후 부패로 12년형 선고를 받고 감옥 살이 했다. 물론 지난 3월 대법원에 의해 그에 대한 수사와 법원의 판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가 무효화되긴 했다. 그러나 재임 시 본인과 주변 인물들의 추한 부패는 누구도 부인 못한다. 1945년 출생인 룰라는 전기와 수도도 없는 집에서 살았고 초등학고 5학년 중퇴하고 구두닦이로 나섰다. 그의 부모는 문맹자였다. 14세 부터는 철강공장에서 일했고 18세 때 사고로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룰라가 집권하기 직전만 해도 브라질 정부는 인플레를 잡았고 유례없는 재정적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룰라는 2003년 집권 후 자기 고향과 같은 낙후 지역 경제를 살린다면서 과도한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 1600여 km에 달하는 철도 신설, 대형 정유공장 건설, 하계올림픽 유치와 시설 투자 과열 등으로 안정되어 갔던 브라질 경제를 흔들었다. 그는 무상복지로 재정 부담을 가중시켰고 뇌물 수수와 측근들의 부정부패는 만연돼 갔다. 결국 그는 퇴임 후 쇠고랑을 찼다. 그가 간택한 후계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탄핵당하고 말았다. 룰라는 소외된 계층을 위한다며 포률리즘(대중영합주의)에 빠져 국가 장래 보다는 오직 정권유지에만 급급했다. 그의 정책은 “지속될 수 없었고 낭비적이었으며 조직적으로 부패했다”고 비판되었다.

물론 형편이 어려운 잡 안 출신은 모두 감옥 가는 대통령이 된다는 건 아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은 정규 교육으론 1년도 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점원과 우체부 등으로 일하면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고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된다. 하지만 “비천한 집안” 출신들 중에는 룰라처럼 국가 경제기반을 망가뜨리고 부패로 퇴임한 후 오랏줄에 묶인 경우도 있다. 룰라의 감옥행은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정치인이 소외계층을 향한 포퓰리즘에 빠지기 쉽고 부패할 수 있다는 교훈을 던진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