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사회ㆍ머니러쉬ㆍ득템력ㆍ바른루틴 ‘주목’

[일요서울]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확진자가 4000명대를 돌파하면서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높지만 자영업 시장을 비롯해 창업시장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창업시장은 조심스럽다. 

돈에 대한 관심 어느때보다 뜨거워...수익 극대화 위한 투자해야
사치의 대중화로 높은 가격보다 차별화된 아이템이 구매효과 톡톡

코로나19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며 확산을 멈추지 않는 것도 이유지만, 소비가 예년처럼 회복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한 몫 한다. Freedom Day를 선언했던 영국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경제전문지 불롬버그에 따르면 대중교통은 84%, 축구관람은 75% 정도에 머물렀다. 카드사용은 코로나 초기인 전년 동기보다도 8% 낮았다. 예전의 매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 “트렌드 대응능력” 강조돼

그렇다면 2022년 창업시장은 어떻게 준비하는게 좋을까.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대변과 비대면으로 이분화하는 것은 많은 것을 놓치는 부분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핵심은 ‘트렌드 대응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질병이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유일한 변화의 동인은 아니다”라며 “트렌드는 기술, 세대, 경제, 정책, 인구, 문화 등 다양한 요인이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 변화의 주축이 될 10가지 트렌드를 제시했다. 

먼저 나노사회다. 공동체가 개인으로 파편화되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된다. 사회가 극소단위로 분화됐다는 의미에서 김 교수는 나노사회로 명명했다. 나노사회는 쪼개지고, 뭉치고 공명하는 양상을 띠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다른 의미로는 고객 취향이 그만큼 세분화됐다는 의미다. 업계의 대응 어려움이 커져간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머니러쉬다. 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머니러쉬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투잡ㆍN잡과 부채를 이용해서라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로 양분된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내 힘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월급 이외에 부가적인 파이프라인이 반드시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발맞춘 아이템들이 1인?무인이다. 밀키트전문점 이지쿡은 최소한의 매장관리와 안정적 매출을 내세운 브랜드다. 100% 무인창업은 아니지만 운영의 편리성을 높여 종업원 부담과 창업비용을 낮춘게 장점이다.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을 위해 한시적으로 가맹비와 교육비 등을 면제해 주고 있다. 세탁 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은 세탁편의점에 셀프빨래방인 코인원시24를 더한 코인월드와 무인 셀프빨래방 코인워시24를 운영중이다. 1인가구와 세탁 수요 증가로 이용고객이 증가하면서 창업자 관심도 꾸준하다. 

세 번째는 득템력이다. 사치의 대중화로 높은 가격보다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이 차별화의 기호가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트렌드를 매출 극대화의 기회를 삼는 기업의 정교한 한정판 마케팅전락이 중요해졌다. 득템력 트렌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막강한 마케팅 수단이 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소비와 상대적 박탈감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네 번째는 러스틱라이프다. 시골의 따분함을 넘어서는 여유로움과 불편함을 무릅쓰는 날 것의 경험이 매력적인 힙함으로 다가왔다. 러스틱라이프는 과밀한 주거와 업무환경으로 고통받는 대도시나 고형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시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모두에게 중요한 트렌드다. 

다섯 번째는 헬시플레저다. 건강관리가 힙해지고 있다. 더 이상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고통을 감수하거나 절제하려 하지 않는다. 맛있고 즐겁고 편리해야 한다. 최근 헬시플레저의 양상은 다양하다. 당류 함량을 낮춘 음료 출시도 일환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셀렉토커피는 당류를 25% 낮춘 ‘더 바닐라 DOWN 라떼’를 지난 9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커피에반하다도 당 함유랑을 대폭 낮추면서도 진한 카카오의 풍미를 담은 저당초코음료 ‘카카오라떼’를 11월부터 매장 판매에 들어갔다. 

여섯 번째는 엑스틴 이즈 백이다. 80~90년대생인 MZ세대가 화제이지만, 소비의 양적 규모나 질적 파급력에서 70년대생인 X세대가 주역이다. X세대는 40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소비력을 갖춘 집단으로 성장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소비에 도전하고 Z세대 자녀와의 케미도 돋보인다. 특히 코로나19를 맞아 집콕을 하는 X세대가 많아지면서 반찬시장의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반찬가게전문점 프랜차이즈 진이찬방도 성장을 이뤘다. 신선한 제철음식과 반찬, 각종 국, 찌개 등의 200여 가지가 넘는 메뉴 제공으로 X세대 주부의 마음을 잡은게 성공요인이다. 진이찬방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메뉴와 공장 직영제공 메뉴를 구분해 가맹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인 브랜드다.

- “나의 브랜드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일곱 번째는 바른생활 루틴이다. 자기주도적으로 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신인류다. 일상에서도 작은 루틴을 만들어 나만의 성공스토리를 모아간다. 큰 성공이 어려워진 나노사회에서 자아의 의미를 찾는 방도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거다. 루틴이에게 중요한 가치는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기다짐적 삶의 태도다. 루틴 소비자들의 성실한 하루를 지원하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여덟 번째는 실재감 테크다.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이다. 실재감 테크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려면 소비자가 그 안에 들어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마련해야 하고, 기술 속에서 자기 비즈니스를 어떻게 느끼게 해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홉 번째는 라이크커머스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소비자 선호(Like)를 예측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이다. 항상 쇼핑하는 시대다. 프리미엄 돈까스 브랜드인 부엉이돈가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인기메뉴를 간편조리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만들어 플랫폼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카타오메이커스를 통해 선보인 신제품 눈꽃치즈돈가스가 99% 구매자 만족(Like)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완판했다. 부엉이돈가스는 이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눈꽃치즈돈가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를 계획중이다. 

열 번째는 내러티브 자본이다. 서사(narrative)는 힘이 세다. 이야기(story)가 사건 자체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내러티브는 발화의 주체가 창의성을 가지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반들기 위해서는 감정과 상징에 어필하는 문학ㆍ예술 언어를 발휘하고, 고객 공동체와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관적 접근이 필요하다. 흐름과 맥락이 진정성이 있으며, 일관되어야 한다. 2022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기업은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의 브랜드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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