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선 컨셉은 반문 빅텐트. 정권교체라는 대의 아래 반문의 보수, 중도 대연합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당의 혁신으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여 이들을 대통령 선거 승리의 핵심 주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국민의힘-민주당대연정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민주당 출신장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가에선 김 위원장이 결국 연정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호남지역 거물급 인사 영입과 함께 호남 갈라치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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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 지지율 상승에 고무적...구여권 인사 통해 호남 구애 치열
민주통합, 국민통합 반문 공동정부 호남 갈라치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이들의 특징은 반문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대선 승리 전략을 짠다. 특히 윤 후보의 약점을 보강해줄 핵심인물이자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기반을 확장해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 호남 구애 작전, 호남 유력인사들 대거영입

그런 차원에서 윤 후보는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재경광주전남향우회와 정책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절대로 호남 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제게 호남은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도 기대이상이다. ‘보수정당 최다 호남 득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성인 남녀 17명을 상대로 주요 대선후보 다자 가상 대결을 조사한 결과,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5%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58.2%였다. 여론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호남권에서 윤 후보는 10~2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기세를 몰아 호남 인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실제 윤 후보 체제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중심의 동서화합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윤 후보가 직접 박 전 부의장에게 직을 제안했다. 박 전 부의장은 영호남 화합을 위해 세부적인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선대위 안에서도 호남 출신 인사들을 눈에 띄게 배려했다. 전남 광산 출신의 김동철 전 의원, 전남 함평이 고향인 유종필 전 서울 관악구청장을 특별고문으로 올렸다. 이 외에도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소통했다.

더구나 민주당 지지층인 호남 표심을 공략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후 등을 돌린 정권교체 민심을 흡수하기 위해 민주당 대표 출신인 김한길 전 의원 주도의 새시대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윤 후보는 새시대위현판식에서 국민의힘 선대위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국민을 위한 실사구시, 실용주의를 추구할 것이라며 새시대위가 선두에 서서 국민의힘이 확 바뀌게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반문 빅텐트를 구성해 정권심판 여론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새시대위 측은 국민의힘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스펙트럼의 인물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깜짝 영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영입을 통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당시 기록했던 호남 득표율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 복당한 정동영 의원이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0.02.11 뉴시스
민주당으로 복당한 정동영 의원이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0.02.11 뉴시스

총리 추천제 고리로, 국힘-여권 대연정?

이를 위한 밑그림도 그려지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반문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이를 뒤집겠다는 추상적인 말만 쏟아낼 뿐이었다. 대신 김종인 총괄위원장이 이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통합정부 형태의 협치 내각을 화두로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총괄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통합정부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홀로 모든 걸 독식해야 한다는 사고를 버리고 협치 내지는 통합적인 사고방식으로 다양한 사람을 굉장히 다방면에서 골라 써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 인사라도 유능하면 발탁하는 탕평·거국 내각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그런 거죠라고 말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협치한다고 했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못해서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등과의 협치 내각으로는 여소야대 구도를 깰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민주당 대연정구상을 밝힌 것이다. 그 이면에는 민주당의 자중지란을 노린 정치적 포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 향후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 캠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김성식 전 의원도 연합정치, 이른바 연정을 거론했다. 김 전 의원은 연합정치는 사람의 이미지만 따먹으려는 소위 외연확장용 영입과는 다르다정책연합이든 연립내각이든, 연정이란 상대방의 생각과 정책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바로 자신의 생각에 변화를 주고 자신의 권한을 나누겠다는 공개적인 대국민 약속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지 기반과 정책 공감대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총리 추천권을 통해 정계 개편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총리 추천권은 대통령이 국무총리와 행정 장관을 임명할 때 국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얻어 총리를 임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병준 상임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리 추천권이 협치 내각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리 추천권을 통한 협치는 사실 정치적 합의만 있으면 된다. 개헌 없이도 가능하다. 대통령이 약속만 하면 된다총리 추천을 국회가 해서 된 총리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한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각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리가 분야별로 책임을 나눠 내각을 운영할 수도 있다가령 경제정책은 국민의힘이 주로, 사회 부분은 민주당이 주로 하는 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치통합 명분 앞세워, 안철수와는 단일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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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제3지대에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가칭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에게도 매력적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공동정부를 구성하자며 연정카드를 제안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공동정부 연정카드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의당도 2018년 개헌 정국에서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나아가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들을 영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정치 혁신과 국민 통합이란 가치를 내세울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명분을 앞세워 민주당 출신 중진 의원인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 영입을 위한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와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들이 정치 개혁, 국민 통합등을 명분으로 합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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