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세 재원 마련...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지분 매각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롯데 오너가의 지분 변화가 알려진다. 이번 변화로 수 년간 이어졌던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간 경영권 분쟁에 어떠한 영향이 미치게 될 지 주목된다. 

우선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동주 회장이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롯데그룹 경영권과는 별 관련이 없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신동주 회장이 매각하는 주식들이 경영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식으로 알려진다.

16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14일 시간외매매로 롯데지주 보유 주식 98만3029주를 주당 2만9342원에 팔았다. 이번 매매로 288억4403만원을 확보했다.

앞서도 롯데쇼핑은 지난 3일 신동주 회장이 보유 주식 전량(19만9천563주)을 시간외매매를 통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로는 0.7%로, 이날 종가 8만8천900원 기준 신동주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 매각 대금은 약 177억원이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칠성음료 2만7445주(0.28%)도 같은 날 처분해 32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신동주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상장사 중에서 롯데제과 1.12%와 롯데칠성(우선주) 정도만 남았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7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아버지가 보유했던 계열사 주식을 상속받았다.

이때 신동주 회장이 받은 주식은 ▲롯데제과(7만1852주) ▲롯데칠성(보통주 2만6020주, 우선주 2만7445주) ▲롯데쇼핑(6만5610주) ▲롯데지주(보통주 81만1356주, 우선주 3만4962주) 등이다.

유산 상속 과정에서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주식을 일부 상속받았지만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 등의 지분이 소수라 경영권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축으로 구성돼 있는 상태로, 롯데지주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11.1%), 롯데쇼핑(8.86%), 롯데물산(32.83%)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광윤사를 정점으로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L투자회사(72.7%) 등의 일본계 지분이 99%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뉴시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뉴시스]

신동주 회장은 동생과 달리 연부연납(상속세 분할납부)제도를 선택하지 않아 납부 시기도 빠르다.

이 때문에 신동주 회장은 2017년 9월에도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제과 보유 주식 대부분을 매각했고, 2018년 3월에도 한국후지필름·롯데상사 등의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2019년 말에는 코리아세븐 보유 지분 4.01%를 전부 매각해 15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지난해 5월 말에는 롯데물산 지분 1.73%를 매각해 578억 원을 얻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오너일가 형제간의 경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경영권에 의미가 없는 잔여 지분을 정리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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