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은 70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여야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할만하다. 게다가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면서 대한민국이 어수선한 판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아들의 도박 의혹에다 성매매 의혹까지 겹치면서 연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버지는 김부선 스캔들로 곤욕을 치루고 있어 참 관전자로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나은가. 그렇지 못하다. 결혼전 일이라고 하지만 한 나라의 영부인이 되고자 하는 김건희씨 학력 허위이력 작성 의혹이 한 두 대학도도 아니고 국내외를 넘나들며 제출했다는 보도는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과거 신정아.조국 딸 허위 이력사건을 진두지휘한 윤석열 후보로선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내세운 공정가치도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지 후보 자식이나 부인을 보고 뽑는 게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 연좌제 아니냐는 측근들의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둘 중 한명이 대한민국의 무소불위 대통령이 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에 오른 한명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법적 판단도 무죄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대로 떨어진 후보를 포함해 가족은 풍비박산이 날 수 있다. 감옥가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대한민국 역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힘이 없었지만 자존심은 지켜왔던민족이다. 그래서 강대국들 틈바구니속에서 지금껏 보란 듯이 버텨왔다. 그런데 현재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의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보면 얼굴 들기가 민망하다. 치국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최근 여의도 사람들과 술좌석을 하다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찍을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여당 인사들은 홍준표가 됐으면 재집권은 물건너 갔다고 말하고 야당 인사들은 이낙연.정세균이 안돼서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엄연하게 자당 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당 캠프 인사들도 고개를 못 들고 있다. 그러니 여야 모두가 상대방 후보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수밖에 없고 진흙탕 정도로 멈출 사안이 사즉생으로 이어져 아귀다툼의 장으로 번지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경악할만한 사건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보면 최소한 좌우.영호남.세대를 갈라 대결을 하면서도 최소한 한 진영은 자기 진영의 후보를 미래의 대통령, 뽑고 싶은 대통령, 자랑스런 대통령 후보라고 홍보를 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어느 진영도 자신있게 얘기하는 지지자들이 없다. 오히려 대선이 치열해질수록 네거티브전은 기승을 부리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그만큼 짓밟고 있다.

시계를 과거로 돌릴 순 없으니 아수라 대선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제 눈높이를 국민들에게 맞춰야 한다. 먼저 상대방을 향한 손가락질부터 그만둬야 한다. 다음에 자리도 권력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아야 한다. 작금의 아귀다툼은 자리 탓이다. 그 다음이 적폐청산 미명하에 숨겨진 복수심 때문이다.

연정도 한 방법이다. 지역.세대.이념을 아우르는 연정정부를 선언하는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상대후보를 부통령급으로 내세워 공동정부를 선언한다면 지금처럼 네거티브는 횡행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감옥갈 일도 없다. 권력.자리.공천 그 어느 것도 보장받을 수 없는데 서로 죽일 듯이 이전투구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코로나로 힘든 국민들이다. 여야 권력게임으로 인해 질식사 하기전 통큰 정치적 대타협을 이뤄 정치권이 국민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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