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남짓 남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한마디로 말하자면 가관(可觀)이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6309억 달러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며 반도체 수출액, 조선 수주실적, 블룸버그 혁신지수 세계 1,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실시한 디지털정부평가종합1, BTS보유국인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과 윤석열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막장드라마가 벌어지고 있다. 꿈이 아닌 슬픈 실화다.

후보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 주변인까지도 문제투성이로 대통령 결격사유가 차고도 넘치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이 되는데 남은 시간이 7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과 윤석열 누구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길항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에서의 줄다리기처럼 줄은 팽팽한데 이기려고 힘을 쓰지는 않는다. 이유가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약점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대선후보 등록을 신청하는 내년 213일까지만 잘 버티면 그 다음에는 자신에게 운이 기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상대가 무너지지 않도록 서로를 지탱해주고 있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대선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자 이재명 후보는 소위 여배우 스캔들의 당사자였던 김부선씨가 제기했던 살인범 조카 이야기를 스스로 꺼내 들었다. 거기에 한 술 더 떠 도박꾼 아들로 되치기에 나섰다. 윤석열 후보의 장모는 잔고증명서 위조1년형을 선고받고 법정에 드러눕는 퍼포먼스로 응수했다.

대장동 개발의혹사건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던 김문기씨가 무거운 책임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며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911일 동안 해외시찰을 함께했던 이재명 후보는 단호하게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일관되게 11망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이 둘의 관계는 적대적 공생관계임이 틀림없다.

대선경쟁이 이정도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으면 정당 내부에서 후보교체론이 나올 만도한데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왜일까? 각 당의 대선후보가 모두 결정된 상황에서 이들의 지지율은 35%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의 전화를 받은 유권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짜내어 만든 지지율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낸 지지율은 4,400만여 명의 대한민국 유권자의 뜻을 대체하는 것으로 포장된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후보를 교체해야 할 하등의 이유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후 은둔생활을 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경선후보는 체념한 듯 이재명 후보의 들러리가 될 것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경선후보는 꾸준히 윤석열 후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스님도 제 머리를 깎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공허한 헛웃음만 짓고 있는 중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의 특징은 첫째, 정책선거의 실종이며, 둘째, 진영대결이고, 셋째, 내로남불이다. 유유상종도 이런 유유상종이 따로 없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을 뒤덮을 수 있는 이슈가 있다. 그것은 바로 후보교체론이다.

다행히 23일 발표된 124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35%, 윤석열 후보가 29%의 지지를 기록했다. 주요후보가 20%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각 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되고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제 후보교체론의 적기가 도래했다. 윤석열이 교체되면 이재명도 좌불안석이 될 것이다. 먼저 교체하는 정당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대선승리를 보증하는 전략은 후보교체론이다. 기능부전의 대한민국 정당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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