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이 코 앞인데 유력후보를 보유한 민주당 선대위와 국민의힘 선대위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진보 세력을 대표하고 있다는 민주당은 선거 70일을 앞두고 빠르게 결집하고 있는 반면 보수 세력을 대표한다는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으로 적전분열중이다. 국민들의 높은 정권교체 열망으로 승리를 자신하던 국민의힘이었다.

오만탓일까. 분열의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시작됐다. 선대위 구성을 놓고 김종인.김병준 갈등에 이준석까지 가세해 불안하게 선대위가 출발했다. 결국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자신을 무시한다면서 선대위직을 때려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무거부사태에 이어 두 번째다. 당 대표가 자당 후보의 선거를 돕지 않고 대표직에만 연연하겠다는 심산이다.

이 대표가 30대중반의 어린 나이에 제1야당의 대표가 됐을 때 만해도 민주당은 초긴장했다. 30대 당대표의 출현으로 민주당은 올드 정당으로 전락했다. 2030세대는 국힘으로 몰렸고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고조됐다.

하지만 작금의 이 대표는 치기 어린 천덕꾸러기로 변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대선 패배하면 이준석의 정치생명도 끝이라고 경고했다. 코너로 몰린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요청하면 복귀하겠다고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간 갈등이 다시 봉합되는 가 하는 순간 이 대표에 대한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국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가세연 강용석 변호사는 이때다하고 이 대표를 겨냥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경찰에 강 변호사와 출연진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강 변호사는 국민의힘 윤리위에 이 대표를 제명해달라고 제소하면서 만약 부인하면 동영상.녹취록을 까서 정치생명을 끊겠다고까지 경고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터진 의혹의 배후로 검찰을 의심할 공산이 높다. 수사기록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당뿐만 아니라 윤핵관 역시 의심대상에서 제외시키지 않을 것이다. 윤 후보가 전 검찰총장에 검찰 출신 측근들이 윤핵관으로 후보주위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여당발 공작정치든 윤핵관의 이준석 죽이기든 신난 진영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선대위다.

이재명 선대위에서는 이제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다. 국민들의 높은 정권교체 요구를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상대 후보가 워낙 못났다며 재집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질 않고 있다. 게다가 유력 경선 주자였던 이낙연 후보가 선대위에 동참하고 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후보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호남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림자 대표를 자청한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 신당창당설을 흘리면서 보수분열에 기름을 붓고 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텃밭인 대구/경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진보 세력은 결집하며 보수 텃밭까지 넘보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위로부터 사분오열돼 밑바닥층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아무리 정권교체 바람이 세게 불어도 후보부터 가족, 측근, 주변인물이 다 된 듯벌써부터 자리와 권력다툼으로 이전투구를 하면 민심은 떠날 수밖에 없다. 여야 모두 찍을 후보가 없다는 부동층이 갈수록 늘고 있다. 존재감이 전혀 없던 안철수 후보가 10%대를 넘보고 있다. 여야 후보 막론하고 후보교체론이 나온다.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진 홍준표 의원이 신년을 맞이해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며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했다. 진보는 뭉치는데 보수는 분열하고 있다. 지속되면 내년 대선결과는 명확하다. 오만의 결과는 분열을 낳고 분열의 끝은 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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