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석유화학 하락 사이클 진입…영업이익 32% 감소 전망
"LG엔솔 상장 후 전지소재 가치 본격 부각…주가에 긍정적"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52주 신저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둔화 우려에 더해, 내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투자심리까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30일 전 거래일 대비 2.07%(1만3000원) 떨어진 61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슈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체로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LG화학 주가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성장성이 큰 배터리 사업을 떼내면서 주가 역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30일 LG화학의 내년 영업이익이 32%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97만 원에서 78만 원으로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지분율 하락과 내년 석유화학 하락 사이클 진입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내년 LG화학의 예상 실적은 매출액 49조6000억 원, 영업이익 3조6000억 원, 지배주주순이익은 2조4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5조3000억 원 대비 32%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기초소재 부문 2조4000억 원, 배터리 부문 1조2000억 원 등이다. 올해 이상 급등했던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스프레드가 수요약세와 신규증설 압박에 노출되면서 특히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 석화제품 1톤 당 스프레드는 지난해 1041달러에서 716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과거 사이클 하락 시기였던 2018년 781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58조∼128조 원으로 예상했다. 황 연구원은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실적은 매출액 23조3000억 원, 영업이익 1조2000억 원”이라며 “상장 후 에비타멀티플(EV/EBITDA) 상대가치를 적용한 시가총액 평균치는 92조 원(주당 40만 원)”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뉴시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뉴시스]

“친환경·전지 소재 투자 확대…주주가치 제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가도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IPO가 진행되더라도 LG화학의 사업 구조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LG화학은 연평균 26% 성장하는 PLA(폴리락틱애시드·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글로벌 핵심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친환경 소재와 전지소재 등 신성장동력에 2025년까지 총 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배터리 핵심소재 가운데 양극재와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에 6조 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 개발과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역량 강화에도 3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LG화학 전지소재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중장기적으로 기존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이 올해 1조7000억 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8조 원으로 연평균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첨단소재 부문의 약 35%를 차지한 전지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2026년 70%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기대된다”며 “화학과 양극재를 포함한 재료사업 확대(M&A) 가능성, 바이오 사업까지 전방위적인 투자가 가능한 점에 무게중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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