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지난해 12월28일 시작된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파업이 오늘(3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택배비 인상분을 공정하게 분배하라고 요구하며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31일 CJ 본사 앞에서 `총파업 규탄 집회`에서도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목숨값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라며 "CJ그룹 총수 이재현이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지가 노조를 통해 받은 항의서한에는 "이재현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수익성 재고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강신호를 CJ대한통운 대표로 임명했고, 강 대표는 국민의 염원을 져버리고 사회적 합의마저 파기하며 돈벌이에만 집중하고 있다"라며 "기업이 수익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택배기사들의 수수료를 깍고, 과로사를 방치하면서까지 수익을 내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작금의 사태는 CJ의 탐욕으로 인해 발생한 사태임을 전체 모든 택배 노동자들과 온 국민이 인지하고 있고 이에 우리 택배 노동자들은 분노하고 있다"라며 "그 분노는 총파업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수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불편에 대해서 이재현 회장은 그룹 책임자로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는 ▲택배요금 인상분 공정한 분배 ▲표준계약서 관련 부속합의서 즉각 철회 ▲저상탑차 문제 근본 대책 마련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본지가 택배노조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CJ대한통운은 택배 요금 270원 인상, 별도 요금 100원 책정 등을 통해, 과로사 방지와 택배기사 처우개선을 위해 사용하기로 사회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CJ측은 택배 요금 인상분을 독식하려 탐욕을 부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3500억 원의 초과이윤을 거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진 위원장 본지와의 대화에서 "사회적 합의에서 정부와 사측은 170원 인상에 합의했지만, 사측은 51.6원만 택배 노동자를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100원은 (사측이) 가져갔다"라며 "CJ대한통운은 택배 노동자들의 목숨값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어 강신호 대표이사의 퇴진도 함께 요구하는 파업을 이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진 위원장은 본지에 파업에 참여 인원이 약 17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약 2만 명)의 8.5% 수준이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1700여 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 300개~400여 개의 택배를 배송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류 차질 발생 규모는 하루 약 51만 개(1인당 최소 300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 사회적 합의 이행 나서야!

택배노조의 파업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물품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CJ대한통운 파업으로 인한 일부 지역 배송 관련` 안내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이들 판매자는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하는 지역을 다른 택배사로 변경해 배달 중이니 양해해 달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중랑구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윤호영 씨는 "하루 이틀이면 될 줄 알았는데 장기화하다 보니 물품 배송에 차질을 입고 있다"라며 "배송 지연에 대해 이해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소비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버겁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이재성씨는 "30일 배송된다는 공지글만 보고 물품을 샀는데 이후 배송이 되지 않아 판매처에 문의하니 CJ대한통운 파업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라며 "차라리 처음부터 이 내용을 공지했다면 모를까 배송 이후 이 내용을 듣고는 화가 났다"라고 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추가 인원을 확보해 최대한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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